/한스 바이스 등 지음ㆍ손주희 옮김/프로메테우스출판사 발행ㆍ480쪽ㆍ1만6,800원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유명 스포츠화 기업들은 중국 동남아 중미 하청업체들의 납품가격을 후려쳐 이 스포츠화의 시중 판매가가 100유로라면 신발을 만드는 근로자들의 임금은 40센트에 불과하다. 판매가의 단 4%만이 근로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휴대전화의 필수 부속이 된 탄탈이라는 금속에 눈독을 들인 바이엘과 거대 전자회사들은 ‘아프리카의 세계대전’이라고 불리는 콩고 내전 당사자인 반군들에게서 이 금속을 사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이 때문에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거대 기업들은 막대한 광고비를 들여 그럴듯한 이미지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들이 돈을 버는 내막은 더럽고 추하다. 독일의 르포 작가인 이 책의 저자들은 세계의 유명 브랜드 기업들이 비인간적인 노동착취와 어린이노동, 전쟁, 환경파괴 등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있음을 폭로한다.
저자들은 면밀한 추적과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자료를 모아 책을 펴냈다. 저자 중 한 명은 의약품 컨설턴트로 가장해 헝가리의 유명 병원장에게 접근, 제약기업들이 어떻게 의사들을 매수해 환자들을 실험용 모르모트로 이용하는지를 밝혀내기도 했다.
환자가 모르게 불법적인 항우울제 실험을 해주면 고액의 수수료를 주겠다는 저자의 유혹에 넘어간 부다페스트 병원장의 약품 연구목록에는 노바티스, 글락소 웰컴, 아벤티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등 각국의 거대 제약기업들의 제품이 올라있었다.
네슬레, 마르스, 크래프트푸즈, 페레로 등 유럽과 북미의 식품기업들은 초콜릿 제품 원료인 카카오 가격을 낮게 책정해 세계 최대의 카카오 생산지인 서아프리카 상아해안의 어린이 노예들이 옥수수죽 한 접시로 하루종일 노동하도록 몰아넣고 있다.
50개가 넘는 유명 기업들의 실태를 밝혀놓았는데 최고의 악덕기업 3개로 화학 의약품 농업 등 전 사업부문에서 윤리원칙을 무시하는 바이엘, 내전 및 무기거래에 자금을 지원하고 유전지대의 생활기반을 파괴하는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 엑슨모빌, 중국 여성노동자를 착취하는 바비인형 제조업체 마텔을 꼽았다.
허울좋은 브랜드에 넘어가지 말고 의식 있는 소비를 하는 것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의 하나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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