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늘 그랬을 겁니다. 기말고사 보고, 군대 가고, 직장 구하고, 기안서 마감하고. 깔딱깔딱 목전에 닥쳐야 준비라는 단어가 생각나지요. 언제나 허겁지겁입니다. 결혼이라고 다를까요. 제아무리 인륜지대사라도 유전자에 사무친 벼락치기 천성 앞에 무력합니다.
헐레벌떡, 대부분의 결혼은 게임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공이 선수의 손을 떠나 있어야 슛으로 인정되는 농구경기처럼, 버저비터(buzzer beater)처럼 골인에 이르지요. 그리고 그 황급함이 결혼이라는 머쓱한 이벤트에 어쩐지 어울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눈치 채셨나요. 이번 주 이야기는 좀 급한 커플들을 위한 겁니다. 한 달 안에 뚝딱 결혼을 해치워야 하는 예비 부부 말이죠. 한 달이면 심하다구요? 없을 것 같지만, 찾아보면 주위에 사실 많습니다.
사연이야 다양하지요. 시어머니 될 분이 쇠약해지셔서, 갑자기 인사발령이 나서, 점쟁이가 바짝 당겨 택일을 해서, 덜컥 주니어부터 생겨서 등등.
이유야 어찌됐든, 스타트부터 골인까지 딱 한 달 뿐인 커플을 위한 결혼 준비 체크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사실 1년이 걸리든 한 달에 해치우든 결혼 준비의 내용은 별다를 게 없습니다. 시간만 부족할 뿐이지요. 그러니 더욱 짜임새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하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5월의 신랑ㆍ신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도움말> 웨딩오펠리 도움말>
D-4주일
단기속성 결혼 스케줄의 핵심은 포기할 것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 뒤집어 생각하면 남들 다 한다니까 따라하는 번다한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꼭 이 결혼을 해야 하나”라는 존재론적 의문에 빠져들 겨를이 없는 것은 모두를 위한 보너스다.
가장 급한 것은 예식장 예약이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비어 있는 타임은 반드시 있다. 임박한 날짜의 빈 타임에는 되레 할인 혜택도 준다. 다음은 웨딩촬영 예약. 야외촬영은 생략하더라도 스튜디오 촬영은 빼먹기 힘들다.
신혼여행 계획도 첫 주에 결정해야 한다. 예단 주문까지 마치면 첫 주에 할 일은 마무리.
D-3주일
만사 제치고 청첩장부터 찍어야 한다. 아무리 늦더라도 보름 전에는 하객들에게 청첩장이 도착해야 한다.
신혼여행 갈 곳에 따라 비자 신청도 해야 한다. 여권 만료기간 체크는 필수. 대부분의 발급기관에서는 3일 내에 새 여권을 만들어 준다.
주례를 부탁하는 것도 최소한 3주 전에 하는 것이 예의다.
신혼집이 결정되지 않았다면 남은 시간을 집 구하는 데 쏟아야 한다. 평생 살 집이 아니라 1~2년 살뜰히 살 만한 집을 고른다고 생각해야 한다.
집이 해결되면 드레스와 메이크업 업체를 고를 차례. 메이크업 업체의 중요성은 결혼식날 알게 된다. 생애 첫 부부싸움은 대부분 결혼식날 아침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벌어진다.
D-2주일
혼수 장만을 서두를 차례다. 침구류와 가구부터 고르고 시간이 되면 가전제품도 살펴 본다. 주방용품은 마지막에. 세간살이는 결혼 뒤에 마련해도 되니 가뜩이나 촉박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한다. 신혼집이 새 건물이 아니라면 도배와 페인팅 등 보수 공사도 이때 해둔다.
하루를 비워서 웨딩촬영도 해야 한다. 대개 메이크업 받는데 2~3시간, 촬영에 3~4시간이 소요된다.
폐백 음식도 2주 전에는 주문해야 한다. 혼수가 배달되면, 간단히 신혼살림을 정리한다. 다른 지역에서 하객들이 올 예정이면 전세버스 예약도 빼먹으면 안 된다. 바지런을 떤다면 함들이기를 할 짬을 낼 수도 있다.
D-1주일
숨가쁘게 달려온 만큼 마지막 주는 여유를 갖고 준비한다.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마사지를 받는 것이 좋다. 각종 계약 내용을 전화로 한번 더 체크한다.
신혼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사고, 미리 환전도 해 둔다. 웨딩카를 운전해줄 친구를 섭외한 다음 드레스와 턱시도를 가봉한다.
마지막 하루 이틀은 조용히 혼자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결혼식 준비로 생길 수도 있는 우울증을 떨쳐낸다고 술이나 친구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천천히 신혼여행 가방을 싸면서, 결혼 후에 어쩌면 그리워질 고독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마침내 D 데이, 화사한 옷을 입고 생의 새로운 단계로 힘차게 달려나가면 된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 웨딩업체에 맡겨 볼까
시간이 부족한 예비 부부가 모든 것을 손수 준비하기란 벅찬 일. 웨딩 컨설팅업체를 꼼꼼히 비교해보고 준비 과정을 맡기는 것도 현실적인 선택이다. 컨설턴트들은 공동ㆍ대량 구매로 각종 서비스의 단가를 낮추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드는 것만도 아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맡겼다간 소중한 결혼식에 씁쓸한 기억을 남길 수 있다. 좋은 웨딩 컨설팅업체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 협력업체는 얼마나 되는지
컨설팅업체가 얼마나 많은 회사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첫째 기준이다. 제휴사가 많을수록 선택할 수 있는 결혼용품과 서비스의 폭이 넓어진다. 여러 예식장과 제휴 관계가 있는 업체일 경우, 예식장을 순회하며 일일이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수고도 덜어준다.
■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는지
웨딩 관련 서비스만 판매하는 곳보다는 담당 매니저가 붙어 동행해주는 곳이 좋다. 드레스숍 방문, 웨딩촬영 등 생소할 수밖에 없는 현장에서 매니저의 동행은 생각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 절차인 폐백까지 모든 스케줄을 챙겨주는 업체를 선택할 경우 결혼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이 사라진다.
■ 패키지 상품 판매를 고집하는지
예산 수준에 맞는 패키지 상품만을 권유하는 업체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업체들은 남다른 결혼식을 원하는 예비 커플의 바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되도록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 신부의 취향을 최대한 반영해주는 것이 컨설턴트의 첫번째 능력이다.
유상호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 우아한 웨딩 마치를 위해… 급해도 챙길건 챙기자
한 달 초스피드 결혼이면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벅찬 시간이다. 내집 마련이나 마음에 쏙 드는 혼수를 구입하고 싶지만, 두 가지는 최선이 아니라도 되니 과감히 미뤄라! 최우선 목표는 결혼식 무사히 치르기다.
■ 예식장
웨딩 컨설팅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 달이면 출신 학교 동문회관이나 종교시설을 이용하기는 어렵다. 예비 부부의 한쪽 가족이 지방에서 올라오는 경우라면 예식장을 고속버스터미널이나 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정해야 하는 등 위치 제약도 심하다.
웨딩업체는 제휴관계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신설 예식홀 개관 일정 및 각 식장별 예약취소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받는다. 김태욱 아이웨딩 대표는 "예비 부부들은 복잡한 결혼 준비 절차는 물론 예식장 및 혼수용품 가격 정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고객의 형편에 맞게 웨딩 서비스 회사로부터 맞춤 정보를 제공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예식장 추천 리스트가 많지 않기 때문에 양가의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위치와 음식을 우선으로 따지고, 하객 수나 날짜는 고집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피로연 음식은 한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메뉴를 고르는 것도 좋지만 집안 손님들이 불쾌하지 않도록 재료가 신선하고 풍부한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하객 수는 예상 인원에서 50명 정도 적게 예약해도 된다. 예식장은 보통 '지불 보증 인원'을 따로 매겨 하객 수가 부족해도 일정 음식값을 받는다. 예상보다 많은 하객이 와도 10~15% 정도의 여유 음식을 준비해놓고 있기 때문에 당황할 일은 없다.
■ 신혼여행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안전한 상품을 골라야 한다. 급하다고 싼 가격의 패키지 상품을 고를 경우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동남아권의 경우 100만~150만원이 적정 가격이지만 그보다 쌀 경우 팁과 옵션 등 현지에서 추가비용이 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계약 전에 인천공항 출국부터 입국까지 전 과정이 포함된 상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정도 중요하다. 결혼식을 마친 후 쉴 틈도 없이 출발해야 하거나, 돌아올 때 경유 과정이 복잡하면 생애 단 한 번 뿐인 달콤한 휴식을 망칠 수도 있다.
인기 여행지를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몰디브, 발리, 푸켓 등도 현지 리조트 위치 등에 따라 예약률이 다소 낮은 곳을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나 태국 등 비자 없이 여권만으로 갈 수 있는 곳을 택하는 것도 번거로움을 더는 일이다. 여권 발급은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에서 전자여권시스템을 도입해 길어도 1주일이면 가능하다.
■ 신혼집
내집 마련의 꿈은 잠시 접는다. 요즘 대도시에서 신혼 부부들을 위한 소형 아파트 매물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올해 상반기 10평형대 아파트는 가격 상승률이 14.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노원, 강북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20평형대 아파트 매매가가 1억원이나 뛰기도 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지 말고, 계약기간이 짧은 전세나 월세 집을 구하는 게 낫다. 마땅한 전세 매물이 없을 경우엔 공급이 안정적인 월세 오피스텔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리 급해도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는 것은 기본이다. 근저당권, 압류, 가처분 등이 설정돼 있으면 전세보증금을 날릴 수 있다. 계약서 작성, 잔금 완납, 전입신고 직전 3번에 걸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계약 직후 집주인이 근저당을 설정해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우선 외관이나 실내 인테리어를 따지지 말고 교통 편의성, 주변 시설 등 필수 항목만 따진다. 직장에서 가까운 거리를 찾기보다는 대중교통을 따지는 게 수월하고, 경찰서 소방서 등 긴급 공공시설이 근거리에 있는지 반드시 눈여겨 본다.
■ 혼수
전세 아파트나 월세 오피스텔을 얻었다면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혼수는 대폭 간소화할 수밖에 없다. 가격을 최우선으로 따지고 실용성을 고려한다. TV나 세탁기 등 기능성 상품은 쉽게 고장이 나지 않는 편이다. 장식용이 아닌 만큼 미혼 때 쓰던 걸 활용하는 것도 좋다. 커피메이커나 오븐 등 소형 주방 가전은 선물로 받거나 결혼 뒤에 사도 늦지 않다.
전자제품 전문매장에 가면 최대 50%까지 신혼부부를 위해 할인해주는 패키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소파나 식탁은 추후에 구입할 가구들과의 매치를 고려해 무난한 색상과 소재를 선택한다. 은색, 회색, 아이보리 등 무채색 컬러, 소재는 단풍나무나 체리목 등이 실용적이다.
예물은 제작 기간이 보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일찍 서둘러야 한다. 생애 한 번 고가의 예물을 고르는 것인데도 디자인만 보고 즉흥적으로 구입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직접 발품을 파는 게 좋다. 다이아몬드를 구입할 때는 GIA 등 국제공인감정서는 물론, 되팔 때를 대비해 환급 금액도 확인해야 한다.
<도움말> 아이웨딩 도움말>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 30일 다이어트·피부관리로 5월의 아름다운 신부되세요
아무리 급해도 신부의 마음은 한결같다. 생애 가장 특별한 하루, 이날 만큼은 김태희 전지현 부럽지않은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다. 5월의 신부들을 위한 피부ㆍ두피 관리법을 테라피스트들에게 들어봤다.
D-30일
결혼식 당일 헤어와 메이크업을 맡길 뷰티숍을 결정하는 게 급선무다. 전문가와 스타일을 상의한 후 피부 마사지부터 체계적으로 시작한다. 봄철 건조한 기후에 얼굴을 덮은 각질부터 꼼꼼히 정리한다. 짧은 시간에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선 바쁘더라도 주 2, 3회 꾸준한 관리를 받는다. 마사지 직후 트러블이 생길 수 있지만 첫 자극 때문이니 놀라지 않아도 된다.
D-20일
전신마사지에 돌입한다. 몸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전신을 이완시키기 위해 해초팩과 아로마 스파, 열처리 등을 병행한다. 두피, 모발 관리도 시작한다. 웨딩 촬영 때 장시간 부자연스러운 업 스타일 머리를 유지하고 있으면 모발이 민감해져 빠지는 경우가 많다. 결혼식 당일 건강하고 윤기 있는 머리결을 만들기 위해선 수분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
D-15일
집중적으로 피부결을 다듬는 기간이다. 피부 타입에 맞게 재생, 진정, 리프팅 과정으로 피부를 정돈한다. 칙칙하고 노화된 피부라면 콜라겐과 수분팩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기미, 주근깨 등이 있으면 비타민C 팩으로 피주세포 재생을 촉진시킨다. 눈 전용 패치를 눈 주위에 30분 정도 붙여 다크 서클을 완화시킨다.
D-7일
긴장과 스트레스로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났다면 감초 뿌리로 붉은 기를 가라앉힌다. 비타민과 무기염류가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결혼식 당일 일찍 일어날 수 있도록 기상 및 취침시간 관리에 들어간다.
D-1일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한다. 아무리 좋은 피부시술과 마사지를 받았더라도 몸을 피곤하게 만들고 피부에 자극을 주면 허사다.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한다. 눈과 볼이 부을 수 있으니 차가운 스킨을 솜에 적셔 눈가와 광대뼈 부위에 얹는다. 숟가락의 머리 부분을 냉장고 냉동실에서 얼려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도 방법이다.
<도움말> 라뷰티코아 도움말>
이현정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