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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베이징 올림픽 해치는 '폭력민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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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베이징 올림픽 해치는 '폭력민족주의'

입력
2008.04.29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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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서울 행사 과정에서 국내 체류 중국 유학생 등 친중국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과 시위를 벌인 것은 묵과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가 어제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통해 중국측에 강력한 유감 표시를 한 것은 당연했다.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는 중국 청년들의 과격행동으로 한국 경찰과 기자 등이 부상한 데 대해 유감과 위로의 뜻을 표명했다지만 이 정도로 파장이 가라앉을지 걱정이다.

성화 봉송을 옹호하는 친중국 시위가 작용-반작용의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인들의 꿈은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세계의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중국 인권문제와 티베트 문제에 항의하는 단체들이 성화봉송 저지 시위를 벌이는 것은 그 꿈을 위협하는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계 유학생이나 화교들이 대응 시위를 하고 나선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우리는 탈북자단체와 티베트 독립 지지 단체들의 시위 계획에 대해 무익함을 지적하며 자제를 촉구한 바도 있다.

그러나 그제 서울에서 중국인들이 보인 폭력과 과격한 시위는 그런 이해의 정도를 한참 넘었다. 그들은 반대 시위대를 향해 돌을 던지고 각목을 휘둘렀다. 티베트기를 들거나 티베트 자유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을 쫓아가 폭행했다. 호텔 안에까지 난입해 폭력을 휘둘렀다니 할 말을 잊는다.

서울경찰청 소속 의경과 한국일보 기자는 중국인 시위대가 휘두른 각목에 맞아 머리가 찢어졌다. 수천명의 시위대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앞세우고 거리낌없이 서울 시내를 활보하는 것에서 전율을 느낀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의 행동은 우리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며 우리 국민을 무시한 처사다.

그들이 진정으로 베이징 올림픽 성공을 바란다면 무례하고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먼저 깊이 사과해야 한다.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지금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배타적인 중화민족주의가 지금처럼 감정적ㆍ폭력적으로 분출한다면 베이징 올림픽은 결코 지구촌의 잔치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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