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비수기도 돌파했고 특검 악재도 비껴갔다. 삼성전자가 불안한 대내외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에 매출 17조 1,100억원, 영업이익 2조1,500억원을 올리면서 2분기 및 하반기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놓았다.
1분기에 가장 우려했던 특검 여파는 좋은 실적을 감안하면 의외로 적은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특검이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은 “경영혼란 때문에 상당한 타격이 왔다”며 “제대로만 가다듬어 경영했다면 1분기 실적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환율 상승 영향으로 거둔 3,000억원의 영업이익 증대효과와 특검 여파로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면서 절약된 3,000억원의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1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대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이 삼성측 주장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검 영향이 없었다면 영업이익이 3조, 4조원대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CD와 휴대폰의 약진은 고무적이다. LCD는 노트북용 와이드 LCD 수요가 늘고 46인치 대형 TV 패널의 판매 비중이 25%까지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78% 증가였다. 휴대폰도 중국,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판매량이 4,63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33%나 뛰었다. 더불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 전분기 대비 57% 늘었다.
아킬레스건은 반도체였다. 공급 과잉과 더불어 계절적 비수기 탓에 컴퓨터(PC) 및 디지털주변기기 판매가 줄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평균 가격이 각각 20%, 30%씩 하락했다. 그 바람에 영업이익이 1,900억원에 머물면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TV를 생산하는 디지털미디어는 지난달부터 시작된 TV업계의 극심한 가격 경쟁 탓에 판매량이 2,300만대로 지난해 4분기(3,200만대)보다 15% 줄었으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생활가전부문은 에어컨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300억원 적자에서 2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2분기 전망이다. 금융시장 혼란과 선진국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세계 경제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 부사장은 “TV, 휴대폰, PC 등 주력제품의 선진국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환율도 하반기에는 절상될 것으로 보여 낙관하기 힘든 만큼 원가절감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삼성전자는 2분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급 과잉으로 치달은 반도체는 2분기에도 반등이 어렵고, LCD도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매출이 1분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 부사장은 “반도체와 LCD는 하반기에나 의미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대 규모 투자로 시장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주 부사장은 “올해 총 11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 투자로 반도체, LCD 부문의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기존 5명이었던 이사회에서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이 제외됐으나 충원없이 내년 정기 주주총회때까지 윤종용 부회장, 최도석 사장, 이윤우 부회장 3인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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