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이 끝난 지난 25일 밤 삼성은 서울시내 한 고깃집에서 뒤풀이를 가졌다. 1승4패로 동부에 져 준우승에 그친 삼성이지만 뒤풀이는 의외로 활기가 넘쳤다. 준우승밖에 못했다고 주눅이 들거나 의기소침해 하지 않았다.
마이크를 잡은 정창덕 구단주대행은 “그룹이 어려울 때 농구가 힘이 돼줬습니다. 삼성의 힘과 긍지를 느끼게 해준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결코 진 것이 아닙니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화려한 말솜씨로 팬들과 선수들 사이에서 ‘안간지(간지는 인터넷 유행어로 일본어의 '감(感ㆍkangji)’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로 통하는 안준호 감독은 “다른 팀들은 모두 전력보강을 한 터라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우리는 삼성의 자부심으로 모든 것을 극복했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선수들도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했다. 최고참 이상민은 자리를 옮겨 다니며 프런트에게 일일이 ‘한 잔’을 권했다. 이상민은 여직원들의 사진촬영 요구에도 흔쾌히 응했다. 강혁 이규섭 등도 밝은 표정으로 소주를 들이키며 6개월간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고기와 소주로 1시간 동안 분위기를 푼 삼성은 근처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당을 나서는 선수들은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버스에 올랐다. 가장 늦게 자리를 뜬 삼성 이성훈 사무국장의 한 마디. “지금 이 자리가 패한 팀의 뒤풀이 같습니까? 준우승의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잘했어요. 최선을 다했고 결과에 만족하기에 웃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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