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任天堂)가 일본 게임기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고 두뇌와 체력을 길러주는 게임기를 캐치프레이즈로 고정관념을 깨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지난해 매출이 일본 게임기 전문업체 사상 처음 1조엔을 돌파했다.
닌텐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결산 결과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7배 늘어난 1조6,724억엔(16조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영업 이익은 전년 대비 2.1배 증가한 4,872억엔으로 역시 1889년 창업 이후 최고치다. 당기 순이익은 2,573억엔을 기록했다.
매출 급증의 원동력은 ‘닌텐도 위(Wii)’와 ‘닌텐도 DS’다. 2005년 발매된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는 단순 오락뿐 아니라 두뇌 트레이닝과 외국어 공부 등을 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도구라는 점을 앞세워 지난해 전세계에서 3,031만대를 팔았다. 지역별로는 ▦일본 636만대 ▦미국 1,065만대 ▦기타 1,292만대이다.
동작 감지센서가 달린 조작기구를 이용해 비디오 화면을 보며 직접 몸을 움직여 테니스 등을 즐길 수 있는 체감형 게임기 ‘닌텐도 위’는 지난해 출시돼 일본에서 390만대, 북미 824만대, 기타 647만대 등 모두 1,861만대를 판매했다. 두 게임기의 소프트웨어도 3억500만개를 팔았다.
특히 미국에서는 ‘닌텐도 위’ 본체와 함께 팔고 있는 ‘닌텐도 스포츠’를 양로시설 등에서 재활치료용으로 구입하는 등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요가, 스트레칭 등 TV 화면을 보면서 혼자 운동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닌텐도 피트(fit)’도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일본 내 전자제품 판매점에서도 재고가 달릴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닌텐도 위’는 26일부터 한국에서도 판매(본체 가격 22만원)된다.
이와다 사토루(岩田聰) 닌텐도 사장은 “해외 매출이 지난해 80.6%로 전년 66.5%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며 “미개척 지역인 중국 사업 계획을 가까운 시일 현지에서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와다 사장은 “어린이와 남성 위주였던 게임기 팬을 넓힌다는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투 제조로 사업을 시작한 닌텐도는 1970년대 오락실용 게임기 시장에, 83년 ‘패밀리컴퓨터’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진입한 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세가 등과 어깨를 겨뤄왔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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