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모인 중국인 유학생은 1만명. 당초 경찰 예상(최대 6,000명)보다 많은, 전체 한국 유학생(3만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었던 데에는 온라인 통신프로그램인 'QQ메신저'의 역할이 컸다.
QQ메신저는 중국 통신산업의 선두주자인 '텅쉰(騰迅)'사가 만든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중국에서만 2억명 이상이 가입하는 등 MS메신저보다 시장점유율이 훨씬 높다. 중국인 유학생들도 대부분 QQ를 통해 본국 소식을 접하거나 다른 유학생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성화봉송 행사에 중국인 유학생 1만명이 모일 수 있었던 것도 QQ를 통한 성화 봉송 행사 참가 독려가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서방 국가들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가 거부 움직임, 세계 곳곳에서 수난을 당한 성화 봉송 소식 등이 QQ를 통해 본국 친구와 한국 유학생들 사이에 실시간으로 퍼졌다. 이를 통해 성화 봉송 사수가 중국인 유학생의 지상과제가 됐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총동원령이 발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부산 모 대학 중국유학생 연합은 QQ로 소식을 들은 당일 버스를 대절해 상경했을 정도다. 27일 성화 봉송 행사장인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인하대생 왕흥수(20)씨는 "친구로부터 QQ를 통해 성화 봉송 소식을 듣고 같은 학교 친구 3명과 함께 달려왔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인 유학생 증가와 함께 각 대학에는 QQ 비상령이 걸렸다. QQ가 한국 온라인 시스템과 호환이 잘 되지 않아 화면이 자주 깨지고 QQ를 통해 악성바이러스까지 유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무절제한 QQ 설치에 대한 비판 게시물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학교 컴퓨터에서 QQ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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