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선임 문제를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이 25일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구차하게 살아 남느니 당당하게 죽는 길을 선택하겠다"고 말해 사퇴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사들이 사퇴를 만류했지만 김 회장의 뜻은 완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대한태권도협회장 직에서 물러나는 것도 고민 중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이사회에서 신임 사무총장으로 금융인 출신인 구안숙씨를 내정했지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승인을 거부하면서 갈등이 빚어 졌다. 김 회장은 "유 장관 취임 후 수 차례 면담을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면서 "체육회 88년 역사상 정부가 사무총장 인선을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또 "구 내정자 승인 거부 사태의 본질은 본인의 사퇴"라며 "오늘 이사회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5년 2월 제35대 체육회 회장으로 선출된 김 회장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체육계에서는 김 회장이 사퇴할 경우 베이징올림픽을 100여일 앞두고 체육회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국제업무 및 스포츠 외교를 총괄하는 김상우 총무도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문광부는 김 회장 사퇴 움직임에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문광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체육회장의 사퇴로 얼마 남지 않은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가 산하 기관.단체장들에게 일괄사표를 제출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원세훈 장관의 지시에 따라 부처 산하 기관ㆍ단체장 전원을 대상으로 일괄사표 요구가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기관장과 단체장들은 이미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행안부 산하 기관 및 단체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새마을금고, 한국지역진흥재단, 새마을운동중앙회, 한국자유총연맹, 한국지방재정공제회 등이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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