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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권 승계, 도요타가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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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권 승계, 도요타가 모델?

입력
2008.04.2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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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를 보면 삼성의 미래가 보인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달려온 도요타가 최근‘오너경영’의 시동을 다시 걸고 있듯, 삼성도 닮은 길을 밟아갈 것이다.”<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전무>

지금 재계의 관심은 7월부터 해외 경영수업에 나서는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의 행보에 쏠려 있다. 이 전무의 해외 근무처를 인도, 러시아 또는 중국 등으로 전망하는 추측성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재계에선 이 전무가 최근 도요타자동차 창업자의 3세로‘오너경영’초읽기에 들어간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ㆍ52) 부사장의 사례를 거울 삼아 수년 후 경영 복귀에 성공할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전무와 아키오 부사장이 걸어온 경영수업 과정은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다.

도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의 장남인 아키오 부사장은 2000년 이사 취임 후 2002년 상무가 됐다. 이어 2003년 전무 승진과 함께 중국 현지에서 폭 넓은 해외사업 경험을 쌓은 뒤 2005년 일본으로 돌아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동안 전문경영인 체제가 가동됐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일본 에도 시대 정치권력을 장악했던 도쿠가와(德川) 가문이 1867년 천황에게 통치권을 돌려줬던 ‘다이세이호칸(大政奉還)’처럼, 현재 오너 체제로 전환하는 경영권 승계 과정을 밟고 있다.

이 전무는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으며, 2007년 초 전무 승진과 함께 글로벌고객총괄책임자(CCO)를 맡았다. 이어 삼성특검과 이건희 회장 퇴진에 따라 향후 몇 년간 비즈니스 환경이 어려운 신흥시장에서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이 이 전무의 근무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5월 중순께 삼성전자 인사에서 최종 확정될 것”이라며 “이 전무의 복귀 시점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의 오너십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재벌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과거엔 경제개발계획 단위가 5년이었지만, 요즘같이 ‘생각의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진 상황에선 삼성특검 결과에 따른 재판과정 1년6개월을 포함해 2~3년이면 이 전무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의 예상대로 이 전무가 해외경영 수업을 끝낸 뒤 순조롭게 경영권을 승계한다면 도요타 아키오 부사장의 ‘다이세이호칸’을 그대로 반복하는 셈이다. 때마침 삼성은 26일부터 시베리아와 사하라 사막, 아마존 등 오지에서 활약하는 ‘삼성맨’들의 모습을 담은 새 TV 광고를 내놓았다. 삼성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해외로 나서는 이 전무의 심정을 연상시키는 부분이다.

한편, 삼성은 그 동안 미뤄온 인사를 5월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사장급의 경우 올해도 이미 2분기 중반인 점을 고려, 인사를 하지않거나 그 폭을 최소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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