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단기간에 게임산업이 크게 각광받고 부각되어 왔다. 문화산업, 문화콘텐츠 등의 말들이 유행처럼 번진 가운데 게임산업 또한 큰 자리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지금 게임업계는 이전의 영광과는 달리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한데다 글로벌 시장은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소리 없이 게임회사가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고, 그나마 규모 있는 게임업체에선 큰 돈이 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접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들 게임업체의 어려움 중 하나는 바로 핵심 인력 부분이다. 게임 업체들은 ‘쓸만한 인재’의 부재를 호소한다. 업체들은 빠른 시장 트렌드를 쫓기 위해 단기간 내 게임을 출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연히 신입 개발자보다는 경력자가 선호된다. 그러나 이는 게임업계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수많은 신입 지원자들에게 좌절을 경험케 하고 있다.
게임개발을 가르치는 교육자 입장에서 그 책임을 게임교육 기관에 묻고 싶다. 게임산업의 부흥과 더불어 게임관련 교육기관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실제 취업률의 초라함이 이를 말해준다. 게임개발 영역은 기획, 프로그램, 그래픽, 사운드 등 상이한 분야가 모여 진행되고, 각 분야를 이해하고 연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상당수 게임교육기관들이 전공분야 별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이들 필수 분야를 연계하고 총체적으로 이해하도록 교육하는 데 소홀하다. 업계가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가에 대한 뼈아픈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여러 게임관련 교육기관들은 신입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그 이후 무책임하게 운영되는 곳들이 상당수다. 유행과 분위기에 따라 학과 명칭을 게임관련 이름으로 변경하고, 교과목 성격은 기존 틀을 유지해 실질적인 게임전문 교육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게임개발의 여러 기술 및 시장의 트렌드 등은 게임산업에 있어 매우 민감하고 교육기관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반드시 반영시켜야 한다.
게임에 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력으로 성장하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 게임업계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전문가들도 관련 분야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러 게임 교육기관은 전문인력으로 키우는데 절대적으로 짧은 교육 시간만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1년간 운영되는 사설학원과 2~3년의 전문대학이 그렇고, 4년제 대학교라 해도 프로젝트 시간을 제외하면 단기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게임교육 기관들이 물론 전략적으로 최초 취업에 유리한 단편만을 교육시켜 배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없이 배출된 인력들은 얼마 가지않아 한계를 드러낼 것이며, 이는 게임업계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건축물도 기본이 튼튼해야 장기적으로 쌓아 올렸을 때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기본기를 튼튼하고 견고하게 다지고 지속적인 실무 기술들을 쌓아 올려야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게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의 책임있는 교과과정의 운영, 학생들에게 올바른 방향제시,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교육시스템을 제공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게임업계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계와 학계가 유기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실제 산업이 원하는, 통합적인 사고가 가능한 전문가 양성에 노력해야 할 때이다.
청강문화산업대학 컴퓨터게임과 오현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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