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을 기록하며 확고한 팀 내 위상을 재확인했다.
박지성은 24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누캄프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의 2007~08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원정경기에 4-2-3-1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팀도 득점 없이 비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전반 3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페널티킥 찬스에서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추며 선제골 기회를 놓쳤고, 이후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의 승부수를 노린 듯 극단적인 수비 중심 전술로 일관했다.
맨유는 일부 선수들의 포지션에 변화를 주는 수비적인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측면에 주로 서던 호날두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카를로스 테베스가 처진 스트라이커로, 웨인 루니가 오른쪽 날개로 배치됐다.
네만야 비디치의 부상으로 인해 중앙 미드필더가 본래 포지션인 오언 하그리브스는 포백 라인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긴급 투입됐다.
맨유는 이날 무승부를 작심한 듯 ‘닫는 축구’로 일관했다. 호날두 밑에 위치한 박지성-테베스-루니 조합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며 상대의 역습을 막는데 더 주력하는 모습이었고, 맨유는 볼 소유권에서도 3-7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바르셀로나가 90분간 20개의 슈팅을 날리는 동안 맨유는 6개의 슈팅에 그쳤고 그나마 유효 슈팅은 한 개에 불과했다.
박지성도 리오넬 메시, 지안루카 참브로타로 이어지는 상대 오른쪽 측면 공격을 막는데 주력하며 미드필더보다는 풀백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전반 31분 루니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위력 없이 골키퍼 정면에 안기는데 그쳤다. ‘졸전’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 경기 내용이었지만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계획대로 됐다”며 무승부에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퍼거슨 감독은 “루니와 박지성에게 낯선 임무를 부여했는데 잘 소화해냈다.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릴 2차전은 환경과 분위기 등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1차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30일 오전 4시45분 열릴 2차전 승리를 자신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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