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TV <다큐멘터리 3일> (26일 오후10시10분 방송)이 전통 민속놀이 '청도 소싸움 대회'를 찾아 한 판 소싸움에 인생을 건 소 주인들의 인생역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큐멘터리>
경북 청도군 이서면 서원천 인근. 물 맑고 길이 잘 뚫려 있어 청도(靑道)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민속놀이 소싸움의 전통을 잇고 있다. 소 '해범'의 주인 이철수(60)씨는 "옛 어른들은 농한기에 마을 소싸움을 통해 마을 세 대결을 벌였어. 아래 윗동네 명문가 부인들이 한복을 곱게 입고 나와 모래밭에서 응원을 하곤 했어"라고 옛 시절을 회상한다.
소싸움 경기장은 거대한 천막촌이다. 전국 각지 소싸움 대회에서 8강 안에 든 소 125마리의 주인 7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새우잠을 청한다. 일 년 365일 중 3분의 1을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현대판 유목민이다. 최연소 우주(牛主)인 김민재(20)씨는 "소가 좋으니께, 지켜야 하니까. 혹시 고삐가 풀릴까봐 잠이 안 와요"라고 말한다.
경기장엔 인생의 고락도 함께 묻어 있다. 김씨는 아홉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싸움판을 기웃거렸다. "처음엔 소가 무섭고 더러워서 왜 하는지 몰랐는데 첫 대회에서 우리 소가 4등을 했거든요. 그때 미쳐서 공부도 안하고 11년을 꼬박 소만 따라다녔습니다. 후회도 하죠"라고 말한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토너먼트 방식에 따라 첫 경기에서 떨어지면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1년 정성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007'의 주인 안을구(53)씨는 "소가 사람보다 낫지. 소는 한 번 지면 딱 돌아서고. 인간은 우기고 하지만 소는 그런 게 없어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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