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최근 국제 시장에서 스테인리스 정밀재 가격이 급상승하자 일본 철강업계 5위의 묘도메탈을 인수했다. 철강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물량 확보도 쉽지 않게 되자 단순 중개무역으론 수익을 올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주 거래처인 묘도메탈을 통해 스테인리스 정밀재 공급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데다 단순 철강재 가공인 아닌 고급 철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됐다.
종합상사들이 철강업에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을 비롯해 SK네트웍스, 대우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들이 그동안 철강재 중개 무역이나 단순 가공 등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스테인리스 정밀재나 냉연 제품 등 고급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등 본격적인 철강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종합상사들이 본 철강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 인도 등에서 철강 수요가 늘어난데다 가격까지 크게 뛰어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24일 고광택 스테인리스 분야에서 세계 수준 기술력을 갖춘 대양금속의 터키 생산법인 지분 30%를 370억원에 인수했다. SK네트웍스는 대양금속과 ‘대양SK네트웍스메탈’이라는 터키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연말까지 3차례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연 12만톤으로 키울 계획이다.
SK네트웍스 상사컴퍼티 이창규 사장은 “연 27만톤 규모인 터키 스텐인리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 수익이 기대된다”며 “유럽에서 아시아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묘도메탈 인수에 이어 이 달 초 철강제공 가공업체를 신규로 설립하는 등 철강 사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우선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쑤저우(蘇州), 둥관(東莞), 순더(順德)에서 운영 중인 기존 코일센터 법인 3곳 외에 칭다오(靑島), 톈진(天津), 다롄(大連) 등 중국 동부 연안 도시를 중심으로 코일센터 법인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장기적으로 중국에 스테인리스 공장을 마련해 루마니아, 일본과 함께 스테인리스 3대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에 철강제조법인을 운영 중인 대우인터내셔널도 향후 중국 등 다른 국가로 확대할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05년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공단에 철강 제조법인 ‘PT인터내셔널 스틸 인도네시아’를 설립하고 연간 12만톤의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종합상사, LG상사 등의 업체들도 철강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이 중개 무역이나 단순 가공에 그치지 않고 고급제품을 생산하는 등 제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철강업 확대를 통해 자동차, 전자 등 다른 산업과 연계하는 등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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