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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오는 日 극단 '시키' 수석배우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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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오는 日 극단 '시키' 수석배우 김지현

입력
2008.04.2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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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프로필을 들춰내지 않아도 자연스레 조금씩 묻어나는 일본식 억양이 뮤지컬 배우 김지현(35)의 그간의 경력을 말해주고 있었다. 일본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 <시카고> (7월 11일~8월 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벨마 역으로 13년 만에 고국 무대에 서는 그는 "한국 뮤지컬에 첫 출연하는 심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990년대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장보고> 등에 출연한 김지현은 <아가씨와 건달들> (1995)을 끝으로 어학공부 목적으로 일본으로 떠났고 1997년 오디션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일본의 초대형 극단 시키(四季)에 입단했다.

<캣츠> 의 그리자벨라 역 700회, <라이온 킹> 의 라피키 역으로 800회 무대에 서며 시키의 수석단원 지위에 올랐던 그는 2006년 여름 <라이온 킹> 의 한국 공연을 앞두고 극단 생활을 그만뒀고 이후 '아무노스'라는 법인을 만들어 직접 기획한 뮤지컬 콘서트에 출연해 왔다.

"1년 6개월 여 동안 뮤지컬에 출연하지 않았던 터라 연습 시간이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항상 그래왔듯 겉모습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노래와 연기를 보여드린다면 분명 감동을 받을 관객이 있겠죠." 그는 일본에서 '영혼으로 노래한다'는 평을 받는 배우다.

김지현의 <시카고> 출연은 제작자인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의 끈질긴 구애 끝에 성사됐다. "박 대표님은 그 동안 저에게 여러 작품의 출연 제안을 하셨어요. 시키의 <라이온 킹> 한국 공연도 잘 끝났으니 저도 이제는 때가 됐다고 판단했고요."

한국 뮤지컬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은사이자 <라이온 킹> 의 공동 연출을 맡았던 김효경 서울예대 교수가 아사리 게이타 시키 대표와 <라이온 킹> 한국 공연의 캐스팅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김 교수와 함께 극단을 나온 김지현에게는 타이밍이 중요한 문제였다.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어디서 무엇을 하든 밀도가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라피키 역으로 한국 무대에 서지 못한 것은 서운하지 않아요. 다만 시키가 공연을 잘 마무리하기 전에 제가 한국 뮤지컬에 출연해 이렇다 저렇다 말이 나오는 것은 모든 면에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시카고> 는 1920년대 시카고에서 발생한 치정 사건의 재판 과정을 통해 미국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작품으로 김지현은 최정원과 번갈아가며 여죄수 벨마 켈리를 연기한다. 그는 "발랄하고 코믹한 사람들이 부럽다"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내면에 더 많은 것을 갖춘 벨마가 나와 닮았다"고 했다.

"일본 생활 초기엔 문화 차이로 상처 받고 힘들었지만 미숙한 일본어 실력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배우 김지현은 한국 뮤지컬 팬이 자신의 진정성을 봐 주길 기대하고 있다.

"단 한 사람이 감동한다 해도 무대에 서는 게 배우잖아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번 공연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한국 배우를 일본에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싶고요."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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