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은 1960년대 경제개발과 더불어 성장을 거듭하여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으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SOC 예산의 축소와 수주 물량의 감소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로 인한 우수한 기술인력의 활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국가적 낭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시장개방에 따른 선진 외국업체의 국내시장 진출, 취약한 기술분야에 대한 시장잠식의 우려도 당면한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해외시장 진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비중을 확대해 왔다. 이들의 해외매출 비중은 연 매출의 40~50%를 차지하는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매출 실적은 연 매출의 0.5~1%에 불과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인프라 투자는 2010년까지 8,500억달러에 이르고, 특히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투자는 4,6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업계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그렇다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선진기업과 경쟁하려면 국제적인 사업수행 경험과 언어구사 능력, 그리고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엔지니어의 양성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링은 경험기술이 체화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서 전문인력의 역량에 의해 경쟁력이 좌우된다.
두 번째, 국제적 네트워크 형성이 절실하다. 대규모 해외입찰시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참여할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별기업이 네트워크를 쌓으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 결과도 장담할 수 없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지난 수년간 정부와 우리 협회는 업계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전문인력양성 교육을 실시하고, 해외시장개척 자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또한 FIDIC(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 등 해외 유관기관과의 교류협력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의 국제적 네트워크 강화 기회가 마련되었다.
25일까지 열리는 ‘2008 TCDPAP & FIDIC/ASPAC 컨퍼런스’에는 세계 26개국 100여명의 엔지니어를 포함한 업계 전문가 500여명이 참여해 ‘글로벌 시대 엔지니어링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고있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최대 국제행사의 하나인 이번 컨퍼런스가 국내 기술력의 해외 홍보와 국제 네트워크 구축의 새로운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조행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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