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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울음과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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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울음과 법

입력
2008.04.25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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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딱 세 번 운다. 출생 시, 부모님을 잃었을 때, 나라가 망했을 때. 이 개념없는 말이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떤 남자들은 이 말을 무슨 교리 진리인 양 설파하다 못해, 후배 제자들에게 강요하기까지 한다. 진실을 말하자. 대부분의 남자는 곧잘 운다. 꼭 눈물을 비치고 크게 울음소리를 내야만 우는 것인가. 마음속으로 운 것도 운 것이라면 거의 날마다 울고 있다.

살아온 것 자체가 울음의 연속이었다. 울 일이 좀 많은가? 차라리 남에게 보이도록 우는 남자는 속 시원하기라도 하지, 속으로 우는 남자는 울화와 노기가 쌓여간다. 이른바 스트레스다. 그러니까 그 말은, 그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크게 소리 내어 울어도 괜찮은 경우는 그 세 번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조리 속으로 울어야하는 남자들의 처량한 신세를 빗댄 것인지도 모른다.

남자들이 그럴진대 남자보다 대접 못 받는 여자들은 얼마나 울 일이 많겠는가. …울어야 할 이유가 좀 많은가, 라고 했지만, 그 잘난 법(법을 만드는, 판단하는, 집행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때문에 우는, 법 없이 살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법의 날이다. 법아, 법 없이 살 사람들을 더 이상 울리지 마라.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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