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명인' 조한승이 '신산' 이창호를 끝내기서 따돌리고 본선 리그 단독 선두로 나섰다. 조한승은 22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 36기 하이원배 명인전 본선 리그 제 11국에서 이창호에게 1집반을 이겨 3연승을 기록했다.
이 날 바둑은 조한승의 정교한 마무리 솜씨가 '신산'을 압도했다. 두 선수가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서 종반까지 매우 미세한 형세였는데 잔 끝내기 단계에서 이창호가 약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조한승이 이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끝내기 수순을 밟아 결국 1집반 승리를 이끌어 냈다.
이로써 조한승은 최근 5연승을 거두며 올들어 12승 3패를 기록했다. 조한승은 작년에도 명인전 본선 리그에서 이창호를 이겼다. 한편 이창호는 올들어 2월말까지 14연승을 달렸으나 3월 이후 창하오(농심배) 강동윤(한국바둑리그) 조한승(명인전)에게 잇달아 패해 기세가 약간 주춤했다. 그러나 현재 18승 3패(승률 86%)로 다승 및 승률 부문에서 계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제36기 명인전 본선 리그는 제11국까지 치러진 결과 조한승이 3승, 원성진 2승, 이세돌 1승, 이창호 박정상 강동윤 1승1패, 최명훈 최원용 1승2패, 조훈현 목진석이 각각 2패를 기록했다.
백 우상귀 결정적 실수 흑 기회 안 놓치고 공략
두 선수의 평소 기풍대로 큰 싸움 없이 차분한 집바둑이다. 흑과 백이 서로 잘 어울렸지만 백이 둘 차례이므로 아무래도 흑이 덤내기가 약간 부담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우상귀에서 이창호가 <1도> 1로 한 칸 뛴 게 실수다. 그냥 <2도> 날일자 하는 게 옳았다.
그랬으면 백이 쉽게 지는 일은 없었을 거라는 게 검토실의 중론이었다. 조한승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즉각 2, 4로 나가 끊어서 8까지 이 자체로도 백이 약간 손해인데다 상변에 가일수가 또 필요하다.
결국 실전에서 <3도>처럼 진행돼서 여기서부터 흑이 좋은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바둑은 아주 미세했는데 조한승의 끝내기 솜씨가 오히려 '신산'보다 정교해 결국 1집반을 이겼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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