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정부가 한국 내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해온 부천 석왕사에 감사의 표시로 불상을 기증했다.
19일 오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궁에서 마힌드라 라자파크세 대통령과 각료, 석왕사 주지 영담 스님과 신도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상 이운 법회가 봉행됐다. 법회는 팔만대장경 동판 선물, 보리수 꽃 공양, 예불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스리랑카 정부가 특별히 제작한 불상은 스리랑카산 보석의 일종인 흰색 돌라마이트를 소재로 한 높이 2m의 좌불(座佛)로 라자파크세 대통령은 한국으로의 이운을 앞두고 매일 불상에 기도를 올리는 등 정성을 들였다고 스리랑카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석왕사는 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 문제가 불거진 1995년 부천의 여러 종교인들과 함께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개소한 이후 스리랑카를 비롯, 미얀마 네팔 등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의료, 법률지원과 언어 컴퓨터 교육, 외국인노동자문화잔치, 쓰나미 희생자 천도재 등의 활동을 해온 인연으로 불상을 기증받게 됐다.
라자파크세 대통령은 법회에서 “석왕사가 스리랑카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한국 정착을 위해 헌신적으로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국 내 스리랑카 노동자는 1만5,000여명에 이른다.
영담 스님은 “불상이 이운되면 오는 초파일에 큰 법당에서 봉불식을 갖겠다”고 밝혔다.
라자파크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운법회 후 한국 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불상 이운을 계기로 한국과 스리랑카의 우호관계가 더욱 증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자파크세 대통령은 “양국은 불교 문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이 스리랑카에 더 많은 투자를 해 경제적으로도 공고한 관계를 갖게 되고 한국 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자파크세 대통령은 이어 “스리랑카는 불교에 의해 국가가 형성돼 불교 자체가 이 나라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부처의 사리와 보리수 등이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교는 모든 종교를 환영하며, ‘원수를 원수로 갚지 말고 진리로 갚으라’는 부처님 말씀이 있다”면서 “이 땅에서 테러가 없어지고 평화가 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라자파크세 대통령은 한국에 와있는 스리랑카 노동자들에게 “국위선양을 위해 일하고 있는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라자파크세 대통령은 아침 저녁으로 불상 앞에서 기도와 명상을 하며 대통령으로서 도박이나 술을 멀리하는 등 불교의 계율을 지키려고 한다고 했다.
콜롬보(스리랑카)=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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