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며칠째 모호한 잠행을 계속하고 있다. 여권 실세인 이재오 의원을 꺾고 화려한 행보를 할 때와는 너무 다르다. 이한정 비례대표 당선자의 구속에 이어 터진 6억원 ‘대여금’ 파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대표는 18일 삼성특검 수사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사라졌다. 19일 수유리 4ㆍ19 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었으나 이동하던 중 “몸이 너무 좋지 않다”며 돌아갔다.
22일에는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총선 지역구 출마자 오찬 간담회에 취재진이 몰리자 돌연 불참했다. 오후 당 회의에도 나타내지 않았다. 당 관계자들은 “우리도 자세히 모른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의 모호한 잠행을 보는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문 대표는 ‘이한정 파문’에 대해 “난 모르는 일”, “이한정씨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당 대표로서 몰랐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고, 설령 몰랐다 해도 사후에라도 알아봐야 할 문제다.
특히 공천과정에서 이한정씨가 지인 2명을 통해 당 채권 6억원 어치를 매입한 사실을 보고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뭔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는 대목이다.
기존 정치권의 구태를 끊임없이 비판해온 문 대표의 ‘클린 이미지’도 흠집났다. 대선직후 선거비용 부담문제로 당직자들이 집단 탈당했던 사건까지 다시 겹쳐지면서 ‘문국현 이미지의 허상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문 대표도 이한정 파문의 파괴력을 잘 안다고 한다. 그래서 조만간 성명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비례대표 공천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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