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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車 부품회사도 떡값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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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車 부품회사도 떡값 리스트?

입력
2008.04.24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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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H사가 공무원 등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떡값을 돌렸다는 주장이 이 회사 전 직원에 의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H사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3일 H사에 떡값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합의금조로 10억원을 요구한 장모(38)씨를 공갈 협박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H사 경북 모 지사 전 직원인 장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2003년 추석, 2004년 설 하례 안(案)’제목 아래 공무원 수십 명의 이름과 직책, 떡값 액수, 선물 종류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떡값 액수는 ‘5’(50만원), ‘10’(100만원) 식으로 표기됐고, 선물은 ‘갈비 1호세트’등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자에는 정부 부처 간부급 공무원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경찰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메일에는 또“삼성의 경우를 보지 않았느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을 지도 모른다.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과 이야기가 됐다”는 협박성 내용도 들어 있다.

경찰은 H사의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섰으나 장씨의 치밀함에 검거에 상당히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보낸 이메일 주소를 추적했지만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였고, 장씨가 주말에 전국 곳곳의 PC방을 돌아다니며 메일을 보내는 바람에 쫓기도 쉽지 않았다.

장씨는 대포폰을 이용해 단 한차례 협박전화를 했는데, 경찰은 통화 내역 조회를 통해 이달 초 사무실에 있던 장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장씨를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의 협박 부분에 대해서만 조사해 떡값리스트 실존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기 힘들다”며 “떡값리스트 부분은 검찰에서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사측은 떡값리스트를 전면 부인했다. H사 관계자는 “떡값리스트는 장씨가 완전히 조작한 것”이라며 “검찰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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