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4시간 수면론’이 도마에 올랐다. 어른의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인데, 평생 4시간만 자면서 살아왔다는 이 대통령 때문에 청와대 공무원들도 때아닌 ‘잠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고위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조기 출근으로 인한 만성피로와 업무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는 ‘얼리 버드(Early Bird)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얼리버드 증후군은 이른 기상으로 수면 부족이 누적돼 눈이 충혈되거나 팔다리가 뻐근하고, 온종일 피로감을 떨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 계절 변화에 적응못해 발생
산들산들 봄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춘곤증. 춘곤증은 계절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말 그대로 계절병이다. 대표적 증상은 나른한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다.
때로 손발 저림이나 두통, 눈의 피로 등 무기력 증세가 나타난다. 충분히 잤는데도 졸음이 쏟아지거나 권태감으로 인해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항상 눕고 싶어지며, 잠은 쏟아지는데 숙면하기는 어렵다.
1~3주 정도 지나면 이런 증세는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운동 부족이거나, 과로가 겹치거나, 고령일 때는 심각하다.
각종 보양식이나 비타민제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충분한 휴식과 운동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 활동량이 늘면서 많이 소모되는 체내 비타민이나 영양소 등을 음식물이나 비타민제로 보충하면 빨리 회복될 수 있다.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인스턴트 식품에 의존하면 비타민C나 대뇌중추를 자극하는 티아민(비타민B1) 등이 결핍돼 증세가 악화된다. 마음의 여유, 몸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며 운동으로 신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운동은 몰아서 하지말고 체력이 맞춰 조금씩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오래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 의심
충분히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계속되고 미열이 나거나 머리가 아프다면 만성 피로를 의심해봐야 한다. 그냥 푹 쉬면 괜찮겠거니 하고 가볍게 여겼다간 만성피로증후군에 걸릴 수도 있다.
보통 한 달 이상 피로가 지속되면 병으로 진단하며, 6개월이 넘으면 만성 피로로 본다. 원인은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원인과 간염, 고혈압 등의 신체적 원인이 있다. 이외에도 약물 부작용이나 운동부족, 고도비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만성피로 환자 중 5~20%는 피로 증상을 느끼지만 원인을 알지 못한다. 별다른 질환이 없는데도 극심한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면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ㆍCFS)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피로를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여러 징후를 통칭하는 말이다. 국내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는 10만~20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는 80만명 이상이 앓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용어는 1988년 미국 의학계에서 처음 언급되기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는 별도의 질병분류가 안돼 있어 의료보험 적용을 위해 신경쇠약증의 질병분류기호인 ‘F48.0’을 빌려 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갑자기 생긴 질병이 아니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 언제나 만성피로증후군이 있었다는 사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94년 미국질병관리예방기구에 의해 정립된 내용에 따르면 8가지 이상의 증상이 생겨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재발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본다.(표 참조)
▲ 게으름도 필요하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 특히 사회적 기능 수행 수준을 현저히 저하시킨다는 점 때문이다. 다행히 만성피로증후군은 진단시부터 적절히 치료하면 회복되고 완치할 수 있다.
흔히 몸이 허하거나 먹는 것이 부실해서 피로하다고 생각해 각종 보양식과 영양식을 찾아 다니지만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거나 비만이라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체력을 회복하려면 신체 신호대로 회복과 증진에 힘써야 하는데, 보통 3~6개월 걸린다.
간단한 피로의 예방과 회피 방법은 몸의 경고에 충분히 반응하는 것이다. 졸리면 자고, 평소 전신건강을 위해 애쓰는 것이다. 운동 부족을 자책하며 피곤한 몸으로 헬스클럽에서 힘든 몸을 더 혹사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차라리 집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도움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도움말=>
■ 만성피로증후군 증상
①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②이유없이 목 안이 자주 아프다.
③목, 겨드랑이 등이 붓고 누르면 아프다.
④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두통이 생겼다.
⑤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다.
⑥팔다리가 자주 저린다.
⑦목줄기나 어깻죽지에 근육통이 나타난다.
⑧운동후에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 전문의와 상담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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