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18대 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고 '일하는 국회'와 '경제살리기'를 다짐했다. 그러나 워크숍 장소 안팎에서는 친박근혜 인사 복당, 청와대 정무ㆍ인사라인 보강 문제 등 정치 현안을 두고 여러 논란이 벌어졌다.
당 지도부가 분란을 의식해 워크숍 일정에 아예 전체토론 시간을 잡지 않았음에도 두 현안에 대한 공방이 달아오르면서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강재섭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153석이란 숫자는 겸손해야지 오만해선 안 된다는 숫자"라고 말했고,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의정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집권여당으로서의 각오를 다지려 했지만 금새 당내 현안에 묻히는 분위기로 전개됐다.
친박 인사인 주성영 의원은 지도부 인사말 뒤 예정에 없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당내 최대 현안인 복당 문제를 제기했다. 주 의원은 "153석이 국민들이 저희에게 준 심판이니까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하지 않겠다는 논리는 인위적으로 국민의 뜻을 거슬러 가면서 문을 걸어 잠그는 게 아니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크숍이 초등학교 입학생 오리엔테이션이나 대기업 입사설명회도 아니다.
정치적으로 아무리 덮고 얘기하지 않는다고 해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공개 토론을 주문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친박인 서병수 의원도 인사말에서 "당내 화합의 걸림돌이 되는 일이 하나 남아 있다.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현 지도부가 계실 때 매듭을 풀어 주십사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
"화합이 없으면 경제 살리기도 없고 선진화도 없다"는 친박 인사들의 발언이 계속 이어졌다. 유승민 의원도 "오늘 이자리에 대구 12명이 있어야 하는데 7명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똑바로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그는 "조속한 일괄 복당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반면 친이명박 인사들은 "시간을 갖고 논의할 문제"라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다. 새 지도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복당 논의는 안 된다는 주장도 했다. 이군현 의원은 "7월 전당대회 전까지는 복당 논의가 곤란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태근 당선자도 "원칙적으로 반대하진 않지만 새 지도부가 들어선 다음에 원칙을 정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간 확연한 인식차를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정무라인 보완 문제도 뜨거운 감자였다. 남경필 공성진 정두언 의원 등 개편론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인사들은 이날도 거듭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두언 의원은 "문제가 있으니 말을 하는 것이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말해 보라"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문제제기가 많이 있었던 만큼 이제 해법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몫"이라고 압박한 뒤 "이 문제를 권력투쟁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지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중진 의원 등은 보강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체론은 경계했다. 홍준표 의원은 "보완하면 될 것을 교체하자고 덤비는 것은 소권력 투쟁으로 보여진다. 이 시점에서 실무라인을 교체하자는 게 말이 되냐"라고 지적했다. 이군현 의원도 "국민의 눈에 권력투쟁이나 자중지란으로 비쳐진다면 진의가 왜곡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당선자들은 8개 분과로 민생경제특위를 구성, 민생 살리기 의지를 부각했고 "초심을 잃지 않고 파탄 난 경제를 바로 세우겠다. 야당과의 상생정치로 선진국가를 만들겠다"는 공동의 다짐도 내놓았지만 현안에 대한 당내 갈등이 표출되면서 빛이 다소 바랬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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