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을 조기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초대형 건설사의 탄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양플랜트 사업을 주도하는 조선업체와 육상플랜트 및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업체가 합쳐져 프랑스의 빈치나 미국의 벡텔과 같은 세계적인 종합건설업체가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앞두고 대형 건설업체를 계열사로 둔 그룹들이 인수전에 대거 참여하면서‘메가 건설사’의 등장이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는 포스코와 GS, 한화, 두산 등 모두 대형 건설사를 가진 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그룹은 조선업에서 거둘 단기적 이익보다는대우조선 인수전에 대형 건설사들 눈독 年 매출 5조원대 현대건설 매각도 주목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해양플랜트 분야 진출 기회를 얻기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석유와 LNG(액화천연가스) 등의 수급과 관련된 해저 석유 시추 및 생산용 구조물의 설계, 생산, 설치와 관련된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만 지난해 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자체적으로 설계와 기획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링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시공 중심의 건설업체에는 매력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건설업계 순위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GS건설의 경우 매출액(6조115억원)에서 간발의 차로 대우건설(6조666억)에 1위를 내줬지만,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분야를 합치면 매출 8조원이 넘는 1위 업체로 도약한다. 여기에 GS칼텍스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부문의 해외자원 개발사업에도 적지않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도 대우조선해양 해양플랜트 부문을 합치면 매출 5조원이 넘어 4대 건설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대우엔지니어링을 전격 인수하며 해외 플랜트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최근 해외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화와 두산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적지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국내 최고의 엔니지어링 기술과 해외수주 물량을 가진 현대건설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세계적인 종합건설사’ 설립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해양플랜트와 건설장비 부문에서 거둔 매출만 4조7,0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매출 5조6,000억원을 달성한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미국의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 벡텔(매출 18조원)에 버금가는 매출 10조원이 넘는 메가 건설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지난해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의 해외 플랜트 수주액을 합치면 65억달러에 달한다.
한국플랜트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 업체의 해외 수주는 글로벌 업체들이 수주한 것을 하도급 받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초대형 건설사가 등장할 경우 해외자원 개발과 관련된 건당 100억달러 이상 슈퍼 프로젝트에 독자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재언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