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지수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업종은 단연 IT/자동차/은행업종이다. 지난 2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여 ‘못난이 삼형제’라고까지 불렸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이뿐이 삼형제’라고 할 정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업종이 비교적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이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라리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여 가격 부담이 덜한 다른 종목과 업종, 그 중에서도 조선/기계/철강 등 작년 한 해를 풍미했던 업종에 관심이 더 끌린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이후 시장을 주도했던 업종을 살펴보자. 2005년에는 지수만 54%가 올라가는 초강세장이었다. 당시 시장을 주도했던 업종은 단연 은행/IT/자동차 등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을 좌지우지하는 업종들이었다.
1년 내내 강세를 이끌었던 이들 업종은 2006년 초를 고비로 둔화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시장에서는 IT/자동차/은행이 안 된다면 한국 증시 전체도 안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따라서, 많은 투자자들은 2006년 하반기 이후 반등에서 기존의 주도주였던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들은 ‘못난이 삼형제’로 전락하고 말았고, 이들 없이 절대 올라가지 못할 것처럼 보였던 종합지수는 2007년도에 또 다시 고공행진을 벌일 수가 있었다. 이른바 중국관련주로 대표되는 조선/기계/철강 업종이 바통을 이어받고 시장을 주도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지수 영향력이 크지 않은 하찮은 업종으로만 생각했던 굴뚝주들이 무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장을 주도했다.
시간이 흘러 2008년 4월에도 똑 같은 현상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신흥시장 성장에 힘입은 중국 관련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 전반은 상승 탄력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년 간 죽을 쑨 IT/자동차/은행 업종이 좋아져야 얼마나 좋아질 수 있을 것이냐는 걱정도 크다.
하반기에 증시가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하니 지금 사두어야 할 것은 낙폭도 크고 실적도 괜찮은 중국 관련주라는 의견도 들린다. 하지만, 지금 그 업종에 미련을 두고 있는 것은 지난 2006년에 했던 실패를 또 한 번 반복하는 것에 불과할 뿐일 것이다. 이미, 주식시장 내에서의 산업 사이클은 중국 관련주에서 ‘이뿐이 삼형제’로 돌아섰다. 한 번 돌아서면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 주식시장의 흐름임을 감안할 때, 지금도 늦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먹을 것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항상 강조하고 싶은 것은 “죽을 때 죽더라도 되는 데서 승부를 걸라”는 것이다. 그래야 산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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