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22일 삼성의 경영쇄신안 발표에 대해 삼성이 과거의 유산을 떨치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폐쇄 등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내용이 포함된 데 대해 충격과 당혹감을 나타냈다.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컨트롤 타워’를 잃은 삼성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공식논평을 통해 “경제계는 삼성그룹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이건희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과 전략기획실의 폐지 등을 담고있는 삼성그룹의 쇄신안이 국민의 정서를 고려한 고뇌의 결단이라고 생각하며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그런 만큼 이제는 삼성과 관련된 추가적 의혹이나 더 이상의 사회적 논쟁을 지양하고, 삼성이 새로운 경영체제 하에서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국민적 성원과 지지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삼성은 그 동안 일사불란한 조직문화와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있어 ‘관리의 삼성’으로 불렸는데, ‘최고 관리책임자’가 사라진 지금 의사결정과 경영에 차질은 없을 지 우려된다”며 삼성이 독립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의 투명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한단계 진전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아직도 남아있는 잘못된 관행과 의식을 바로잡는 중요한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삼성이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 의지를 밝힌 만큼, 우리 국민도 삼성과 협력업체가 그 동안 차질을 빚었던 경영을 정상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도 “투명경영ㆍ정도경영이 경제계 전반에 확산되길 바라며 이번에 용퇴하는 이건희 회장도 한국 경제계의 원로로서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으로서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시켜 국가경제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이건희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점에 대해서는 우려와 아픔을 같이 한다”며 “오늘을 계기로 지난 4개월간 삼성은 물론 국가경제 전체에 차질을 빚었던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재계는 그 동안 분열됐던 국민감정을 추스르고 친기업 정서 확산과 대ㆍ중소기업의 동반자적 상생협력 등에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계 전문가들도 삼성 쇄신안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향후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성철 IG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은 “이번 발표로 그 동안 비판적이었던 여론이 어느 정도 잦아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쇄신 방안의 진정성과 실천 여부”라고 말했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국민들의 기대가 커서 삼성이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것 같다”면서도 “삼성의 쇄신안 발표로 다른 기업의 오너십과 그룹경영 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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