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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쇄신안 발표/ 21년 이건희시대 막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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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쇄신안 발표/ 21년 이건희시대 막 내렸다

입력
2008.04.23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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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룹 후계자인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고객총괄책임자(CCO) 자리를 사직, 당분간 해외로 떠나 있게 된다.

그룹 체제의 상징으로 계열사 총괄사령탑 역할을 해왔던 전략기획실이 해체되고, 전략기획실장인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도 퇴진한다.

특검에서 조세포탈로 문제가 됐던 이 회장의 2조원대 차명재산은 실명 전환 후 누락된 세금을 내고, 사회공헌 등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된다.

삼성은 22일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및 그룹 59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총 10개 항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2,3,4,5,6,7,20면

이 회장은 대국민 사과 및 퇴진성명을 통해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 안고 가겠다”며 삼성회장직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그 동안 저로부터 비롯된 특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 드리면서 이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1987년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작고로 그룹 총수자리에 올랐던 이 회장은 이제 대주주 지위만 유지한 채, 삼성전자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된 모든 자리에서 손을 떼게 됐다. 이 회장 특유의 판단력으로 ‘로컬(국내)기업’이었던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했지만,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특검 조사와 발표를 계기로 삼성의‘이건희 체제’가 21년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 회장과 함께 부인 홍라희씨도 리움미술관장과 문화재단 이사직을 사임한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구도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회장이 물러나고 전략기획실까지 폐지됨에 따라, 전문경영인에 의한 계열사 자율ㆍ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계열사간 조율ㆍ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사장단 협의회에서 다루게 된다. 삼성은 이 회장을 대신해 대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할 인물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지명했으며, 이회장은 사장단협의회 의장역할도 맡는다.

한편 삼성은 소유ㆍ지배구조개편도 단행,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25.64%)을 4~5년내 매각함으로써 순환출자구조도 점차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뜻도 다시 한번 공식화했다.

이학수 부회장은 “전략기획실 해체와 사임 등 가능한 부분들은 6월말까지 법적절차와 실무준비를 끝내 7월부터는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할 것”이라며 “삼성의 모든 임직원들은 앞으로 초일류기업 육성과 국가경제 살리기에 더 한층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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