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의 이상민(36)은 21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 승리 후 "2패 후에 우승을 했던 기억이 있다. 장기전으로 끌고 갈수록 우리가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신의 말처럼 이상민은 유일한 '2패 후 역전 우승'의 주인공. 현대(현 KCC) 유니폼을 입던 지난 97~98시즌 기아(현 모비스)를 상대로 초반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가 3,4차전을 내리 잡은 뒤 결국 최종 7차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우승을 계기로 이상민은 현대(KCC 포함)에서만 3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우뚝 섰다.
이상민은 올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서장훈(KCC)의 보상선수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는 설움을 당했다. 그러나 보란 듯이 이상민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장훈의 KCC를 꺾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서서히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상민은 4강 플레이오프 때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21일 경기 후 "걷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해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걷기 힘든 다리를 이끌고 펄펄 뛰어다녔으니 말이다. 1차전에서 11분 간 무득점에 그치며 팀의 대패를 지켜봐야 했던 이상민은 2차전에서 13점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접전을 이끌었다.
그리고 35분간 뛰며 종횡무진 코트를 휘저은 3차전에서 마침내 팀의 첫 승을 이끌어냈다. 13점에 6어시스트. KCC 시절 자신의 뒤를 받쳤던 동부 표명일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은 점도 돋보였다. 삼성으로서는 이상민의, 이상민에 의한, 이상민을 위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고 있는 셈.
삼성 안준호 감독은 "다리 부상과 체력적인 부담이 있지만 단기전인 만큼 (이)상민이가 남은 경기에서도 충분히 제 몫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보였다. 과연 이상민이 97~98시즌에 이어 소속팀을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역전 우승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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