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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조 록밴드 '넬' 4집, 발매 한달 만에 5만장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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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조 록밴드 '넬' 4집, 발매 한달 만에 5만장 '대박'

입력
2008.04.23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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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조 록밴드 '넬'의 4집 <세퍼레이션 앵자이어티ㆍseparation anxiety> 가 발매된 지난달, 솔직히 이들의 음악에 호평이 쏟아지자 일종의 반감이 들어 인터뷰를 미뤘다.

인디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고 충분히 실력이 검증됐지만 아직은 '마니아'적인 음악을 하는 이들을 상대로 대중적인 인기를 전제로 한 인터뷰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이 같은 조심스러움은 며칠 지나지 않아 뒤통수를 때렸다. 휴대폰들 너머로 넬의 타이틀곡 '기억을 걷는 시간'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중독스럽고 몽환적이던 멜로디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급기야 한 달 만에 5만장의 대박을 터뜨리고 가요순위 랭크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앉았다. 그들의 '넬스러움'은 무엇이기에 메이저 무대에 연착륙할 수 있었을까. 일단 그 '넬스러움'의 정체를 물었다.

얼마 전, 성대이상으로 입원했던 보컬 김종완은 스스로도 그 정체가 궁금하다고 받아넘긴다. "10년 동안 꾸준히 해온 모던록을 '넬스럽다' 라고 불러주시는 것이 듣기는 좋아요. 그런데 저희는 '~스럽다'는 말로 규정되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넬은 현재진행형인 밴드입니다. 방향을 정한 게 없어요. 그때 그때의 감정에 충실해 음악을 표현할 뿐이죠."

1999년 인디 무대에서 음악을 시작한 이들은 서태지의 눈에 띄어 메이저 무대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후의 음악색은 대중을 지향하지 않은 듯했다. '넬'은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에서 따온 것으로 외부와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캐릭터를 상징한다.

그만큼 대중과 떨어진 음악을 한다는 이미지가 굳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선 건반과 스트링이 절묘하게 조합됐으며 어쿠스틱한 멜로디의 매우 대중적인 곡들이 전반부를 차지하고 있다.

기타 이재경과 김종완은 "마니아적인 밴드가 아닙니다. 원래 대중적인 밴드입니다. 그래도 '기억을 걷는 시간'의 인기는 저희에게도 당혹스러웠어요. 곡이 5분을 넘겨 길고, 내지르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타이틀곡의 공식'이 빠졌기 때문에 원래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려고 하지 않았으니까요."

넬의 색깔은 회색이다. 생기발랄하지 않을 뿐더러 우울함이 드리워 있다. 앨범명칭마저 '분리불안'일 정도이니 오죽할까. 드럼의 정재원은 "무언가를 잃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을 담고 싶었어요. 그래도 우울함이란 단어로 우리를 표현하기엔 좀 부족해요. 좀 적당한 표현은 없을까요"라며 웃었다.

멤버들은 최근 에픽하이의 음원이 발매 전 유출된 사건에 대해 "화가 나기 보다 그냥 슬프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넬도 지난 3집 발매 당시 이와 같은 경험을 겪었기에 심정이 남달랐다. "창작을 못 하게 만들고 문화를 망치는 일이죠. 가까운 미래에 이 일을 되새겨보면 얼마나 어처구니 없겠어요."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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