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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브랜드 연극' 대학로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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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브랜드 연극' 대학로 살린다

입력
2008.04.2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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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브랜드가 살리는 것은 기업만이 아니다. 공연계에 하나의 브랜드 체계를 갖추고 산발적으로 공연되던 소극장 연극이나 뮤지컬을 시리즈로 묶어 선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무한 경쟁 시대에 기업의 생존 여부를 결정짓는 브랜드의 힘이 ‘대학로’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는 셈. 예술성이 우선돼야 할 공연이지만 대중의 사랑 없이는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을 기회마저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실험성을 추구하는 ‘무대발견 시리즈’ : 신진 극작·연출가들 위한 '도전의 장'

공연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4월부터 ‘이다의 무대발견 시리즈’라는 브랜드로 젊은 예술가들의 연극과 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다.

뮤지컬 극작가 겸 연출가로 유명한 장유정씨를 연극 연출(<멜로드라마> )에 도전하게 한 것이나, 연출가 최중민씨가 창작 뮤지컬로는 드물게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시도한(뮤지컬 <후> ) 것도 모두 ‘무대발견 시리즈’ 브랜드의 일환이다.

손상원 이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신진 예술가들이 자금부족으로 좋은 작품을 포기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다엔터테인먼트는 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씨의 작품을 꾸준히 공동으로 무대에 올리는 ‘마방진 스빠링’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어 첫 작품 <강철왕> 을 준비 중이다.

■ 비전을 제시한다 ‘소극장은 넓다’ : 자체기획공연 등 '창작 인큐베이팅'

지난해 10월 재개관한 두산아트센터의 소극장 스페이스111은 ‘아트 인큐베이팅(Art Incubating) 공간’을 표방한다. 창작자를 발굴, 작품과 극장을 함께 성장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여기서 상연됐거나 진행 중인 공연에 ‘소극장은 넓다’라는 시리즈 이름을 붙였다.

장소를 빌려주는 대관공연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 기획 공연으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브랜드다. 두산아트센터 공연 프로듀서 이수현씨는 “하나의 타이틀로 <나쁜 자석> <죽도록 달린다> <줄리에게 박수를> 까지 세 작품째 무대에 올리다 보니 각기 전혀 다른 성향의 작품들인데도 관객들이 두산아트센터만의 시리즈로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대중과 가까이 ‘연극열전2’ : 대중스타 출연·마케팅 체계화… 연일 매진 사례

대학로에서 요즘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랜드는 ‘연극열전2’다. 2004년 15편의 연극을 묶어 성공을 거둔 ‘연극열전’의 후속 브랜드 연극열전2는 13개월 간 12편의 연극을 릴레이처럼 연이어 소개하는 공연 이벤트다.

지난해 12월 이후 4편째 무대에 올린 현재 연일 매진 사례다. 연극열전2의 성공에 관해 대중스타를 무대로 불러 세운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연극열전2의 브랜드 가치 때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여러 편의 연극이 하나의 브랜드로 묶이면서 소극장 연극으로는 드물게 홍보, 마케팅이 체계화되는 이점이 있어서다. 연극열전2의 최여정 홍보팀장은 “소극장 연극은 기업 후원이 좀처럼 성사되기 어려운 특징이 있는데도 연극열전2에는 오히려 기업 협찬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연극열전2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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