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고교생이 장애를 딛고 토익 만점을 받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 유성고 3학년 이정우(18)군. 뇌성마비 2급 장애를 가진 이 군은 지난달 23일 치른 토익 시험에서 990점 만점을 받았다. 토익 만점을 받은 것은 이 학교에서 이 군이 처음이다.
이 군은 평지는 스스로 걷지만 계단 등은 오르내리기 힘들어 어머니의 도움으로 등ㆍ하교를 하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이 군은 “공부하는 데는 신체적 장애가 큰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당당히 말한다. 실제로 성적도 반에서 5등 이내의 상위권이며 특히 영어만큼은 최고 수준이다.
“초등학교 때 사귄 외국인 친구들과 계속 전화통화를 하고 이메일을 주고 받는 것이 영어공부에 큰 도움이 됐어요.” 이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화학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1년 간 학교를 다니며 미국 친구들을 사귀었다. 이중 2명과는 8년째 거의 매일 5~10분씩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영어실력을 키웠다. 또 어렸을 때는 영어동화를, 조금 커서는 영어소설을 좋아해 틈 날 때마다 즐겨 읽었다.
이 군은 장애인 통합교육의 모범적인 사례로도 꼽힌다. 수업시간에는 맨 앞 자리에 앉아 질문도 잘하고, 쉬는 시간에는 농담도 잘하는 밝은 성격이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높다. 담임 윤석구 교사는 “장애를 가졌지만 매사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당당한 정우가 다른 학생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주고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군은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뒤 영어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며 “저 같은 장애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봉사활동도 꼭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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