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길을 걷는 음악 가족들이 적지 않지만, 이 가족은 좀 특별하다. 악기 가운데 덩치는 가장 크지만, 인기는 많지 않은 더블베이스를 아버지와 아들, 딸이 모두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어머니는 이들의 반주자다.
서울시향 더블베이스 단원인 성영석(47)씨와 지난해 쿠세비츠키 콩쿠르 우승자 성민제(18ㆍ한국예술종합학교)군, 지난해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성미경(15ㆍ선화예술학교)양, 그리고 아들의 콩쿠르 우승 때 반주상을 받은 피아니스트 최인자(46)씨. 이들은 5월 8일 어버이날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의 타이틀처럼 ‘러빙 베이스 패밀리’다.
이들에게 더블베이스의 낮고 굵은 선율은 가족의 품처럼 푸근하고 따스하다. 온 가족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각자 일과가 끝난 밤 10시에 시작되는 연습은 새벽까지 이어지고, 연습이 끝나면 야식 파티가 벌어지기도 한다.
성영석씨는 “아이들에게 처음 더블베이스를 쥐어준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함께 공연을 하는 어엿한 음악 동료로 성장한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 잘하니까 부담도 커요. 틀리면 아들한테 바로 지적을 당하거든요. 잘 나가는 아들에게 야단맞지 않으려고 몰래 개인 연습도 자주 합니다.”(웃음)
가정의 달에 열리는 공연인 만큼 테마는 사랑으로 정했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 , 영화 <러브 어페어> 의 테마 등을 더블베이스 트리오로 편곡해 연주하고, 민제군의 <카르멘 환타지> , 미경 양의 <모세 판타지> 등 독주 무대와 남매의 듀오 무대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모세> 카르멘> 러브> 사랑의>
공연의 마지막은 다 함께 연주하는 <어머님 은혜> 와 <즐거운 나의 집> 이 장식한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어머니가 제안한 곡들이다. 즐거운> 어머님>
성씨는 “공연 연습을 하면서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음악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청중에게도 가족의 소중함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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