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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바 촘스키의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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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바 촘스키의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입력
2008.04.2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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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이민 제한정책의 필요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우는 일부 미국인들의 논리다. 이들은 경제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저임금노동에서부터 공공부문까지 이민자들이 다양한 경제적 악(惡)을 촉발시킨다며 이민자들에 대한 시민권의 제한, 비자발급요건 강화 등을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아비바 촘스키(51) 미국 세일럼 주립대 역사학부 교수는 이들의 논리가 잘못된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미국인의 일자리' 라는 개념정의부터 새롭게 할 것을 요구한다. 실상은 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성격이 변했다.

책에 따르면 20세기 후반 레이건 정부가 주요경제부문에 대해 탈규제정책을 시행하면서 고임금의 제조업과 정부관련 일자리가 없어진 반면, 맥도날드나 월마트 같은 저임금의 서비스 부분의 일자리는 늘어나는 등 미국경제가 구조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그 변화를 설명하는데 이민은 매우 작은 요인에 지나지 않는다.

인구가 증가하는 동안 실업률이 높아지며, 인구가 감소하는 동안 실업률은 낮아진다며 이민자 증가를 억제해야한다는 논리 역시 반박된다.

촘스키 교수는 사람들이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사고, 집을 짓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상점에서 음식을 구매하는 등 소비활동도 한다며, 지역사회의 인구증가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패턴이 미국사회에서 반복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1930년대의 대공황은 이민자가 미국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던 시기에 발생했다.

'미국은 전세계의 모든 이민자들을 언제나 환영하는 용광로다' 라는 신화는 어떨까? 촘스키 교수는 이 역시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인종적으로 평등한 이민정책을 창출했지만 백인에게 특권을 주려는 역사를 반복했음을 입증한다.

예컨대 1923년 연방대법원이 인도인이 시민권을 부여받을 자격이 없다고 판결하자 연방정부는 귀화한 인도인의 시민권을 박탈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쳤으며 캘리포니아주는 인도인의 토지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인디언 원주민의 시민권과 귀화제약은 1940년에 가서야 풀렸다. 촘스키 교수는 이밖에도 '이민자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민자들은 이 나라에서 버는 소득 대부분을 본국에 송금하고 있다' '범죄자와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막기위해 국경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등 이민과 관련된 20여 가지 신화의 해체를 시도한다.

그는 미국의 산업구조는 이민자들의 저임금노동력에 의지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권리와 특권을 주는데 인색하다며 미국의 이민정책을 고발하고 있다.

아버지 노엄 촘스키가 미국의 대외정책을 비판했다면 장녀인 저자는 안에서부터 붕괴하고 있는 미국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세계화' 를 주장하면서도 가장 '반세계화' 적인 미국사회의 모순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정책으로 인한 동남아출신 이민노동자, 국제결혼과 성산업 등에 따른 동유럽출신 여성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면서 우리사회에도 이민노동자에 대한 노동법의 보호문제, 다문화 가정 자녀의 교육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문이다.

역자는 "이 책이 미국의 전철을 따라 배제의 역사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정의와 평등의 원칙에 따라 포괄적 시민권을 창출해 이민자들을 동등한 시민으로 대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회적 논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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