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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와 함께 떠나는 '여보'… 55세 이상 이혼 7년새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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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와 함께 떠나는 '여보'… 55세 이상 이혼 7년새 2배

입력
2008.04.2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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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이혼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자녀 때문에, 또 경제적 이유 때문에 참고 미뤄왔지만, 황혼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결별 선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 결혼에 따른 외국인 배우자와의 이혼도 매년 폭증하는 추세다. 전체적인 이혼 건수가 매년 조금씩 줄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7년 이혼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2만4,600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400건 줄었다. 2003년(16만7,100건)을 정점으로 매년 소폭이나마 감소하는 추세다. 부부 인구의 감소, 경제적 안정, 이혼숙려제 도입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인구 1,000명당 이혼자 수(조이혼율)도 1년 전보다 0.1명 줄어든 2.5명이었고, 부부 500쌍, 유배우자 1,000명 당 이혼 건수(유배우 이혼율)도 5.2건으로 전년보다 0.1건 감소했다. 이혼의 원인으로는 성격 차이가 46.8%로 절반에 가까웠고, ▦경제 문제 13.6% ▦가족 간 불화 8.0% ▦배우자 부정 7.8% ▦정신ㆍ육체적 학대 4.8%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느지막이 부부가 제 갈 길을 가는 황혼 이혼의 증가세는 해를 거듭할수록 분명하다. 남성의 경우 젊은 층 이혼 건수는 해마다 줄고 있는 반면, 45세 이상 중ㆍ장년층 이혼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은퇴 연령대인 55세 이상의 이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이혼 건수가 1만4,200건으로 2000년(7,500건)의 두 배에 육박했고, 1년 전에 비해서도 9.9% 늘어났다. 여성 역시 55세 이상의 이혼 건수 증가율이 9.3%에 달해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동거 기간 별로 볼 때도 황혼 이혼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결혼 4년이 되기 전에 갈라서는 이들이 전체 이혼자의 27.1%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결혼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20.2%)도 매년 높아지며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황혼 이혼이 늘고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평균 이혼 연령도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43.2세, 여자 39.5세로 10년 전(1997년)에 비해 남ㆍ녀 모두 4.2세 높아졌다.

국제 결혼이 늘면서 외국인 배우자와의 이혼도 급증했다. 지난해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은 전년(6,280건)보다 40.6%(2,548건) 늘어난 8,828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에서 외국인과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도 7.1%로 전년(5.0%)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외국인 배우자와 이혼한 부부의 80%는 4년 이내에 갈라섰다.

오윤자 경희대 아동가족학 교수는 황혼 이혼 증가 추세와 관련, "법원에서 이혼 전 상담을 하다 보면 결혼 생활 중 사소한 갈등이 누적된 결과 나이가 들어 폭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정부나 기업들이 적극 나서서 황혼 이혼을 줄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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