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식품’이란 오명을 안고 있는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이 식량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한국의 전분업계가 5월부터 GMO 옥수수를 수입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다른 나라에서도 GMO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생산자, 소비자 모두 꺼림칙하게 여긴 GMO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곡물가 폭등으로 완화하고 있지만 그 안전성을 둘러싼 경계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뉴욕타임스는 21일 곡물가 급등과 식량난으로 GMO에 대한 오랜 거부반응이 누그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과 일본으로, 음료와 스낵 원료 등으로 일반 옥수수만을 수입하던 식품업계가 GMO 옥수수를 처음 수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치솟는 곡물가를 감당하기 힘들 뿐 아니라 일반 옥수수를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GMO 수입의 승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쇠고기협회는 최근 “GMO에 대한 ‘모든 저항’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닐 패리시 유럽의회 농업위원회 위원장도 “유럽인이 GMO에 현실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GMO 사용을 지지했다.
GMO 수요가 커지자 미국 곡물 생산업자들도 GMO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미국은 2003년 옥수수 재배량의 40%가 GMO였지만 지난해에는 75%로 급증했다. 스티브 머서 미국 밀협회 대변인은 “가격과 공급에 대한 우려 때문에 GMO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GMO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여전히 뿌리가 깊다. 프랑스는 올해 초 GMO 옥수수 재배를 아예 금지시켰고 독일은 GMO 표시제를 제정했다. 최근 유엔과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전 세계 60여 개국 정부와 기업, 비영리 단체 등이 공동 발표한 미래 농업 보고서에서도 GMO가 세계 식량 위기의 해답이 되지 못했다.
도리어 아프리카에 비료를 공급하는 것이 농업 재배량 증가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의 헬렌 홀더는 “정치인과 관료들이 식량위기를 GMO 도입의 구실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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