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은 슬로건도 아니고 캠페인도 아니다. 고객들이 우리를 어떻게 느끼느냐 하는 것이다. 고객 만족은 말로는 안되며, 현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져야 한다.”(2008년 1월 2일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년사)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서관 34층 옥상 헬기장에는 이틀에 한번 꼴로 헬기가 뜨고 내린다. 이 곳은 바로 LG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동선(動線)을 파악할 수 있는‘LG 현장경영’의 심장부다. 실제 이 헬기장의 단골 이용객들은 구 회장 등 LG의 핵심 CEO들이다.
올 들어 서울 여의도와 지방 사업장을 바로 연결하는 LG CEO들의 ‘헬기 경영’이 속도를 내고 있다. LG 트윈타워에서 이륙하는 헬기에는 구 회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해외 바이어가 주로 탑승한다. 남 부회장은 지난해 80회, 권 사장은 40회나 헬기를 이용했다.
LG CEO들의 헬기 이용은 지난해 월평균 13회(18시간)에서 올해엔 17회(24시간)로 이용 횟수가 31%나 급증했다. 지난해 비행거리는 한달 평균 6,500여km로 서울과 부산을 8회 이상 왕복하는 수준이었다.
LG CEO들이 ‘헬기 경영’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컨트롤타워인 여의도와 지방 현장간 거리를 좁혀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한국을 찾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고객만족 경영을 체감시키려는 배려도 한몫 했다. 지난해 총 200시간 이상 비행한 LG 헬기의 전체 비행 횟수 중 90% 이상을 해외 바이어가 동승했다.
LG 관계자는 “‘시간이 돈’인 CEO들에게 헬기이용은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현장경영을 위해 안성맞춤”이라며 “특히 구 회장은 해외 고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LG의 주요 사업장을 보여주기 위해 헬기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기 경영’의 키워드는 시간과 스피드다. 비행기편을 이용해도 공항 이동 시간을 포함해 5시간 이상 걸리는 경남 창원사업장까지 헬기를 탈 경우 1시간이면 충분하다. KTX로 4시간 이상(차량 환승시간 포함) 소요되는 경북 구미사업장까지 헬기를 타면 45분 안에 연결된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도 여의도에서 헬기로 5분이면 도착한다.
LG가 ‘헬기 경영’을 십분 활용하는 데는 본사가 여의도에 있다는 지형적 이점 탓도 크다. 여의도 트윈타워 옥상에서는 헬기 이착륙이 가능하지만, 서울 중심가의 기업들은 비행금지구역 안에 있어 헬기를 이용하려면 김포공항까지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LG 관계자는“전용 헬기가 주로 오전 출근 시간에 이륙하기 때문에 마포대교와 인근 도로를 오가는 시민과 직장인들에게 34층 빌딩 옥상에서 헬기가 뜨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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