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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해킹 당했다/ 청와대 해킹 사태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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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해킹 당했다/ 청와대 해킹 사태 전말은

입력
2008.04.2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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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의 심장인 청와대가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청와대 전산망이 해킹 당했다는 사실, 현재까지도 잃어버린 자료의 규모와 내용을 모른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국가안보 차원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해킹 시점인 2월 중순으로 돌아가보자.

해커들은 정권 교체기의 어수선한 틈을 노렸다.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인수인계 문제로 옥신각신할 때 해커들은 청와대 전산망에 침입, 중요 정보들을 빼내갔다.

해커들의 타깃은 청와대의 통합업무관리시스템인 ‘이지원(e知園)’. 이들은 청와대 직원들이 퇴근하는 주말이나 밤 시간에 파고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침입에도 청와대 경보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담당자들은 해킹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사건 발생 한 달 이상이 지난 3월말 국정원이 이를 포착, 뒤늦게 청와대에 알렸다. 청와대는 경악했고 이명박 대통령에도 보고했다. 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전 자료가 무엇인지, 잃어버린 자료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국정원은 정밀점검에 나섰다. 중국이나 북한쪽에서 해커들이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범인이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인지, 개인들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직감적으로는 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잃어버린 자료가 한국의 차세대 무기체계, 주요 군부대 배치상황 등 핵심 군사정보라면 어떻게 될까. 국가간 협상전략이나 북핵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면 우리는 상대국의 손에 놀아나게 된다. 각종 주요 경제정책 정보나 에너지 전략, 기술개발 등도 빠져나갔을 수 있다. 주요 인사들의 인적 정보가 다른 나라의 정보기관에 들어갔다는 가정도 가능해진다.

참여정부는 이지원에 대해 “기존 어느 프로그램보다 방화벽이 탄탄하다”고 자신하며 이전 정부까지 국가정보원이 맡았던 청와대 전산망 관리를 자체 관리체제로 전환했었다. 이지원은 ‘디지털 지식정원’의 약자로 2006년 2월부터 청와대의 모든 문서 생성과 결재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한 전산망이다. 효율적이지만 방화벽이 뚫리면 모든 자료가 무방비로 노출되는 약점도 동시에 갖고 있다.

문제의 2월 중순, 참여정부측은 “우리는 줄 준비가 다 돼 있는데 저쪽에서 달라는 얘기가 없다”고 했고 이명박 당선인측은 “이지원 시스템이 비어있어 제대로 된 자료가 없는데 뭘 받느냐”고 맞받아쳤다. 이처럼 정권 교체기의 자료 인수인계에 대한 절차도 없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니 해커들의 손쉬운 먹이가 된 것이다.

19일에도 해킹 시도 의혹이 있었다. 이날도 주말이었다. 청와대 인터넷은 혜화전화국 라인을 쓰는데 갑자기 그 쪽을 통한 접속이 폭주했다. 다행히 방화벽에 막혀 피해는 없었지만 오싹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전산망도 마비됐다. 청와대는 내부공사를 하면서 인터넷 선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청와대는 여전히 해커와의 전쟁 중이다.

● 해킹

컴퓨터(PC)가 공격 당하는 경우는 크게 해킹(Hacking)과 악성코드(malicious code)로 나눌 수 있다.

해킹은 해커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특정 PC에 침입해 자료를 훔쳐보거나 변형 또는 프로그램 파괴를 일삼는 행위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다른 PC를 거쳐 최종 공격 목표에 침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거엔 주요 정보를 빼내기 위해 정보량이 많은 중ㆍ대형 PC에 해커들이 몰렸지만, 최근엔 전자상거래나 온라인 뱅킹, 사이버 주식거래 등 주요 경제활동이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용 PC로 이뤄짐에 따라 해커들의 표적도 옮겨가고 있다. 즉, 처음부터 금전적인 부분을 노리고 덤벼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극성을 부리고 있는 중국 해커들은 아예 작업장을 차려놓고 뒷돈을 대면서까지 전문 해커들을 고용해 조직적인 해킹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게임 계정을 몰래 빼내 게임 머니를 쌓아서 현금화하는 경우도 많다.

악성코드는 PC에서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일을 사용자 몰래 하는 소프트웨어를 총제적으로 일컫는 것으로, 최근 인터넷에서 많은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바이러스와 웜(worm), 트로이목마(Trojan hourse) 프로그램이 여기에 속한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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