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가 85-88로 뒤진 경기 종료 3.7초 전. 동부의 레지 오코사는 극적으로 자유투 3개를 얻어냈다. 남은 시간을 고려했을 때 모두 들어간다면 연장전에 돌입할 공산이 컸다.
숨이 멎을 듯한 정적을 깨고 딕슨이 던진 자유투 1구는 성공, 2구도 들어갔다. 그러나 극도의 부담감 속에 던진 딕슨의 마지막 자유투는 림을 외면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삼성이 2패 끝에 홈에서 첫승을 거두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은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08시즌 SK 텔레콤T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접전 끝에 동부를 88-87로 제압했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만들었다.
역대 11차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내주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지난 97~98시즌 현대(현 KCC)가 유일하다. 지난 시즌 부산 KTF도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먼저 2패 후 최종 7차전까지 승부를 몰고 간 적이 있어 삼성은 대반전도 꿈꿀 수 있게 됐다.
삼성 승리의 중심에는 이상민(36)이 있었다. 1차전에서 11분 간 무득점에 그쳤던 이상민은 2차전에서는 13점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오른 종아리 부상 때문에 1쿼터에는 거의 뛰지 않았던 이상민은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결국 삼성의 첫승도 이상민의 손끝에서 이뤄졌다.
35분16초를 뛰면서 13점, 6어시스트로 활약한 이상민은 “두 번을 졌기 때문에 끝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인사이드 공격에서만 밀리지 않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반을 44-40으로 근소하게 앞선 채 마친 삼성은 3쿼터 초반 동부 이광재와 표명일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상민의 3점슛으로 분위기를 다시 뺏어 왔다. 4쿼터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삼성은 85-84로 앞선 경기 종료 1분28초 전 강혁의 골밑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동부는 종료 3분18초를 남기고 김주성이 5반칙 퇴장당한 게 뼈아팠고, 막판 자유투를 잇따라 얻어낸 레지 오코사와 표명일이 4개 중 1개만 넣으며 역전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삼성의 안준호 감독은 경기 후 “4쿼터에 승부하려던 작전이 주효했다. 상대 높이를 의식하지 않고 활발한 공격을 펼친 게 승리의 요인이다. 장기전으로 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잠실실내체=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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