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을 연내에 마치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으며 주한미군의 추가 철군 계획을 백지화하고 현 수준에서 동결키로 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회담 결과 및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견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의 수입 재개 결정을 환영하면서 "미 의회는 한국과 같은 우방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미 의회의 한미FTA 조기비준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자동차 건으로 한미FTA를 다시 조정할 내용은 없다"며 "한국에도 반대 의원들이 있듯이 미국 의원들도 정치적으로 주장하는 것인 만큼 이 문제는 토론할 일이 아니고 의회에 상정해 가부만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또 당초 올해 말까지 주한미군 3,500명을 추가 감축한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현재의 2만8,500명을 유지키로 했다.
양 정상은 특히 새로운 안보 도전과 대내외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우방관계를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하고 향후 구체적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답방 초청을 수락, 7월 일본에서 열리는 G8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한국을 방문해 한미동맹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양 정상은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대테러 국제연대, 평화유지군(PKO) 활동, 기후변화 등 범세계적 문제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유엔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의 핵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및 이라크ㆍ아프간 파병문제 등 한국 정부에 곤란한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한국의 미국 무기 구매와 관련, 대외군사판매차관(FMS) 조건을 최혜국인 나토와 일본 수준에 준해 적용할 수 있도록 미국이 적극 노력키로 했고, 미국 군사기술에 대한 한국의 최상위급의 접근에 원칙적 합의를 봤다. 양 정상은 방위비 분담(SMA)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연내 가입과 한미 청소년 교류네트워크 구축을 적극 추진키로 하고 올해 안에 재미동포 2세 400명, 미국인 100명을 한국 내 원어민 교사로 채용하는 '영어 봉사장학생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불용인 원칙과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프로그램의 조기 폐기에 최대한 힘쓰기로 했고, 북한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새 정부의 비핵ㆍ개방ㆍ3000 구상을 지지했다.
■ 오늘 한일 정상회담
이 대통령은 회견 후 부시 대통령과 오찬을 가진 뒤 캠프데이비드를 출발해 20일 오후 도쿄에 도착, 21일 오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도쿄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재일동포에게) 지방참정권을 주는 게 맞다"면서 "우리는 외국인이 영주권을 얻으면 3년 안에 선거를 하는 법을 만들었다. 일본은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과가 진정한 사과이기에 일본에 사과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면서 "대신 양국 경제협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려고 하고, 재일동포 기업인들도 모국에 투자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캠프데이비드=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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