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50) 풍산그룹 회장은 ‘조용한 경영자’다. 소비재가 없는 그룹특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재계총수에 대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에선 늘 비켜서 있었다.
하지만 그의 조용한 행보에도 불구, 대외적 영향력과 내실 경영은 점점 더 주목 받고 있다. 특히 한ㆍ미 경제관계, 민간외교 분야에서 그의 역할을 단연 독보적이다.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수행단에도 그는 이름을 올렸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미국통으로 미국 조지 W 부시대통령 일가 및 공화당내 인사들과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어, 이번 방미에서도 그는 조용하지만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실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그는 대통령 방미 수행단에 빠진 적이 없다. 참여정부 출범 초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국내로 초청, 한미 정상회담의 초석을 놓기도 했다. 이번에도 부시 전 대통령을 제주도에서 열린 그룹 40주년 행사에 초청하고 청와대 방문까지 주선함으로써, 한미 정상회담 분위기를 보다 우호적으로 무르익게 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 회장과 부시일가의 인연의 뿌리는 깊다. 1992년 미국 아이오와주의 풍산의 미국법인 PMX인더스트리의 공장 준공식에 바버라 부시 여사가 직접 기념 테이프를 자르기도 했으며, 이후 류 회장과 부시 일가는 1년에 한 번 정도씩 방문하며 친교를 지속하고 있다. 류 회장의 사무실에는 부시가의 가족사진과 친필 서명이 담긴 크리스마스 카드, 부시 여사가 별장으로 류 회장의 가족을 초청해 찍은 사진 등이 걸려 있다
이 밖에 류 회장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과 가깝고, 미국내 군수 업체들과도 상당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아마도 국내 재계인사 가운데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가장 잘 설득할 수 최선의 인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의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행보는 대외관계에서만 그치지는 않는다. 그는 현재 그룹 체질을 바꾸기 위한 작업도 병행해 가고 있다. 1997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류 회장은 설립 40주년을 맞아 풍산그룹을 전통적인 방산업체에서 정보통신기술이 어우러진 첨단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전환방침을 정했다.
손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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