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올해 내로 한국인이 비자 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 한 올 12월부터 단기 관광ㆍ상용 목적의 무비자 미국방문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유학, 취업 등 특수 목적이나 장기체류를 위한 미국방문은 지금처럼 주한 미 대사관을 통해 비자를 받아야 한다.
비자 면제의 효과는 우선 주한 미 대사관 주변에 자존심 상하는 비자신청의 장사진이 없어지게 되는 상징적 측면이 꼽힌다. 경제적 효과는 1,000억원 이상이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연간 미국 비자 신청자가 40만 명으로 비자 수수료(131달러)만 해도 5,200만 달러를 넘는다. 여기에다 택배수수료, 대행수수료, 왕복교통비, 인터뷰 대기시간 등 기회비용까지 합치면 최소 1,000억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무비자 미국 방문을 위해서는 먼저 전자여권을 발급 받아야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자여권 발급은 8월 말 또는 9월부터 시행된다. 외교부는 여권발급기관을 현재 6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168곳으로 확대, 전국 어디서나 전자여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자여권을 발급받았다면 입국 자격을 심사하는 미 정부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여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한 미 대사관 홈페이지에 개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자여행허가(ESTA) 사이트에 접속, 여권번호 여행목적 기간 등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미국 내 불법체류 경력이나 범죄사실, 테러 등 개인 신상의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실시간으로 미 정부의 여행 허가승인이 떨어지고 이 경우 입국부터 90일까지 미국 체류가 가능하다. 전자여권과 전자여행허가 시스템을 연계한 무비자 입국은 현재 미국-호주 간에 시행중이다.
전자여권을 발급받지 않고 기존의 일반여권을 사용할 경우에는 지금처럼 주한 미 대사관을 통해 비자를 받아야만 미국 입국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관광 등 방문비자를 받아 유효기간이 남은 사람은 기존 여권을 사용하면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9월까지 완료 예정인 미국 정부의 전자여행허가 및 출국통제시스템 구축이 순조롭다면 12월쯤 무비자 방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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