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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낮엔 산책의 메카, 밤엔 빛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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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낮엔 산책의 메카, 밤엔 빛의 향연

입력
2008.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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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은 회색빛 천지인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는 숨통이다. 남산은 개발바람에 야금야금 먹히고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이지만 아직도 서울의 경쟁력을 높이는 소중한 자산이다.

1990년대 초반 이후 꾸준히 가꾸고 보호해온 덕분에 이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게 됐다. 울창한 숲도 놀랍지만, 철 따라 옷을 갈아입는 산책로와 푹신한 조깅길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각종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몇 년 사이 몰라보게 달라진 남산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 확 달라진 남산

최근 남산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산책로이다. 지난해 10월 북측 순환로 3.5㎞ 구간이 푹신푹신한 우레탄 재질로 포장돼 산책은 물론 조깅코스로 각광 받고 있다. 봄에는 벚꽃길, 가을에는 단풍길로 변하는 산책로를 걷다 보면 이곳이 서울 도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이다. 7월 7.5㎞ 구간의 남측 순환로 조깅길이 완공되면 산책과 조깅의 메카로 자리 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은행과 함께 아까시나무 등 외래종을 단계적으로 제거한 뒤 남산 자생소나무 후계목을 심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어 남산의 소나무는 더욱 푸른 빛을 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매점과 휴게소, 화장실들도 하나 둘씩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까지 21억원을 들여 모두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남산의 밤은 더욱 화려해졌다. 매일 밤 N서울타워를 중심으로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불과 물의 형상, 다양한 이미지들이 역동적이고 화려하게 연출된다. ‘빛의 박물관’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빛을 이용한 예술 작품으로 남산을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 시작됐다. 지난해 1단계 사업에 이어 내년까지 팔각정 광장과 남ㆍ북측 순환로 곳곳에 다양한 ‘빛 조형물’이 설치돼 거대한 ‘빛의 갤러리’로 변신한다.

● 가까워지는 남산

접근로가 취약해 가깝고도 멀었던 남산 가는 길도 개선되고 있다. 군데군데 끊긴 보행로, 불법 주차 차량들로 몸살을 앓던 4차로의 소파길의 차로를 줄이고 그 자리에 3, 4m의 보행로가 6월까지 들어선다. 이 길을 이용하면 명동 등 관광특구를 비롯, 시내를 한눈에 감상하면서 오를 수 있다. 소파길과 연결되는 남쪽의 소월길 보행로도 확장될 예정이다.

11월에는 3호터널 준공기념탑과 케이블카 승강장 구간 60m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도 설치된다. 이 밖에 회현사거리~3호터널입구, 지하철 4호선 명동역~중국대사관~케이블카 승강장,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소월길, 숭례문~힐튼호텔 앞 등 연말까지 8곳의 남산 접근 보행로가 개선된다.

● 즐길 거리도 풍성

서울의 8대가로 불리던 사대부의 집과 평민의 집까지 전통한옥 다섯 채를 옮겨놓은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서울의 옛모습을 엿볼 수 있다. 19일부터 개방 시간이 2시간 연장돼 오후 10시까지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한지 뜨기 등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에서부터 민속주 시음 등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과 남산을 찾았다면 매일 오전 10시 남산전시관을 출발하는 숲 속 탐방도 권할 만하다. 남산기념관을 출발해 야생화단지-팔도소나무림-야외식물원-수복천 약수터-봉수대에 이르는 4㎞구간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숲 해설사로부터 남산 역사와 사적지 등 다양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3시간이 소요된다.

그 밖에 서울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N서울타워, 지난해 7월 재개방된 남산(목멱산) 봉수대, 제갈량을 모신 묘사인 와룡묘(서울시민속자료 제5호)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 남산에서의 하룻밤

서울유스호스텔을 이용하면 보다 여유 있게 남산을 즐길 수 있다. 2년 전 안기부 본관을 리모델링한 유스호스텔은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모두 50개의 객실을 갖췄다.

남산 자락에 자리잡은 덕분에 경치가 뛰어나다. 어느 객실에서도 남산을 볼 수 있고, 주변에 산책로, 자전거 하이킹 코스 등도 마련돼 있다. 7층 옥상에 마련된 야외카페에서는 서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방 크기는 2~15인실까지 다양하고 크기에 따라 6만~15만원으로 저렴한 수준이다. 세계 도처에서 온 배낭 여행객들의 쉼터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예약은 필수다. 문의 02)319-1318

■ 남산 가는 길

남산은 장충동 국립극장과 남산야외식물원을 통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어느 코스를 이용해도 서울N타워까지는 1시간 30분이면 된다.

가족 나들이객들에게는 비교적 가파르지 않은 국립극장 쪽으로 가는 게 낫다. 남산 내에는 여러 개의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원시림처럼 짙은 숲속 길을 따라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4월초에는 벚꽃, 5월부터는 울창한 신록과 아까시 꽃향기가 매력적이다.

팔각정에서 남산야외식물원에 이르는 길은 나무터널 아래 580여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약자가 있다면 명동쪽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가 산책길을 따라 내려오거나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남쪽 순환로는 직접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충무로역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내려 순환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다. 승용차 주차장은 남산도서관 앞, 남산야외식물원 앞, 팔각정 입구에 있으며 요금은 10분마다 승용차 300원이다.

김응서 인턴기자(서울대 대학원 외교학과)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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