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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농가, 美쇠고기 최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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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농가, 美쇠고기 최대 피해

입력
2008.04.2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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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이 확정되자마자 한우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공세가 시작되면 한우 뿐 아니라 양돈농가도 큰 타격을 받는 등 축산업계에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 한우 산지 가격 폭락

한ㆍ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기 무섭게 한우 가격은 10% 넘게 폭락하고 있다. 20일 농협 ‘축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19일 경북 경주 안강 소시장에서 암소(600㎏기준)는 지난 장날보다 3.1% 내린 451만2,000원에 거래됐고, 암ㆍ수송아지는 각각 187만원, 174만원에서 163만원, 155만원으로 12.8%, 11%씩 추락했다. 강원 양양에서도 한우 암소는 403만9,800원으로 6.2% 떨어졌고, 암송아지(176만원→145만원)는 17.6%나 폭락했다.

한ㆍ미 쇠고기 협상 타결이 발표된 전날에도 한우 산지 가격은 심상치 않았다. 경북 경주 입실 소시장에서 암ㆍ수송아지는 각각 8.4%, 7.2%씩 떨어진 174만원, 181만원에 거래됐다. 전북 장수 장계에서도 암송아지는 4.9%, 수송아지는 4.6% 하락했다.

● 양돈농가, 피해 더 커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으로 한우농가 뿐 아니라 양돈농가까지도 깊은 시름에 잠겼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의 최대 피해자는 한우가 아니라 국산 돼지고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정민 연구원은 “한우는 고급육으로 수입 쇠고기와 시장 차별화에 성공해 고정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비싼 한우의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던 국산 돼지고기가 이제는 값싼 미국산 쇠고기와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산 돼지 삼겹살의 소비자가격은 100g당 1,600원선, 프리미엄급인 브랜드 돼지고기의 경우는 2,100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7월 대형마트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개시했을 당시 척아이롤(등심과 목심이 섞인 부위)은 100g당 1,550원이었다. 더욱이 양돈업계는 최근 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값이 지난해 10월보다 50% 이상 오르는 등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더욱 취약해진 상태다.

대한양돈협회 김동환 협회장은 “현재 도매시장 전국 평균 돼지고기 가격이 ㎏당 4,000~4,100원인데, 미국산 쇠고기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3,000원 밑으로 낮춰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양돈 농가들은 돼지 1마리를 출하할 때마다 평균 3만5,000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 줄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오늘 도축세 폐지 등 보완대책 발표

양돈업계는 “미국산 쇠고기와 가격 경쟁으로 인한 손실을 지원하는 ‘돼지 생산가격 안정제’를 도입, 돼지고기 가격이 생산비의 85%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정부가 적자분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축산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축세 폐지, 쇠고기 이력추적제와 원산지표시제도 확대 및 단속 강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20일 열린 관계장관 회의에서 “쇠고기 협상 타결이 국내 축산농가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으므로 국내 축산업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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