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MD) 체제가 실전에 도움이 안 되는 돈 낭비라는 주장이 미 국방부 전직 고위관리에 의해 제기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체코와 폴란드에 MD기지 구축을 추진하고 한국 정부에 MD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이번 주장이 향후 MD 체제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AP통신은 1994~2001년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필립 코일이 16일 하원 국가안보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MD 성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중 레이저(ABL)의 탐지 기능이 취약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공중 레이저는 미사일을 탐지해 목표물 거리 측정과 경로 등을 계산하는 MD체제 핵심 장비다.
코일의 성명에 따르면, 공중 레이저는 흰색 페인트를 칠한 미사일에 대한 식별 능력이 90%나 떨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흰색 페인트가 레이저 빔의 90%를 반사시키기 때문이다. 코일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1988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우주 공간에서 미사일 공격을 방어한다는 '스타워스' 계획을 발표한 이래 1,500억달러(약 147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MD 체제 구축에 투입했으나 매번 효용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최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 PAC_3는 13회의 탄도미사일 요격실험에서 6번만 성공했다. 그럼에도 부시 대통령은 내년 MD체제 예산으로 132억달러(약 13조원)를 의회에 요청했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의 리처드 레너 대변인은 "공중 레이저의 탐지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코일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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