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대만 공략이 시작됐다.
중국 부동산 재벌들이 21일 대만을 방문해 투자 여건을 사전 점검한다고 대만 대륙위원회가 17일 발표했다.
방문단에는 판스이(潘石屹) 소호중국 회장, 리쓰롄(李思廉) 푸리(富力)부동산 회장, 펑룬(憑侖) 완퉁(萬通)부동산 회장 등 부동산 거물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 인근 공단 건설 현장, 타이중(臺中) 상업레저 단지, 남부의 여러 리조트 시설 등을 둘러본다. 대만이 중국 관광객 수용 규모를 급격히 늘일 경우에 대비한 투자 여건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은 중국측이 5월 20일 취임하는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양안간 경제협력 정책에 호응, 실행에 옮기겠다는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12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샤오완창(蕭萬長) 대만 부총통 당선자의 회동에서 양간 경제 협력에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대만이 7월 전세기 형식의 양안 직항로 개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직항 취항과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의 대만 방문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고 봐야 한다.
향후 마잉주 정부가 현재 연간 8만명 수준으로 묶여 있는 중국인 관광객 수용 규모를 100만명 수준으로 늘일 경우 대만 경제의 위안화 세례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
크레디리요네 증권(CLSA)은 지난달 대만 총통 선거 직전 중국인 관광객 수가 1일 5,000명에 달할 경우 대만 경제는 무리 없이 6%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대만 부동산 시장을 자극, 상당한 경기 진작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100만명의 대만인 중 최소 20% 정도가 대만 부동산에 투자할 것이라는 조사도 있다. 마잉주 총통 당선 이후 대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이다.
관광, 부동산 분야의 중국 자본의 대만 투자는 서막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 국내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으로 중국 내 자본이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만은 물류, 관광, 금융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잉주 당선자는 선거운동 당시 중국 자본의 부동산 및 제조업 분야 투자는 물론 대만 주식 투자까지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위안화 환전의 전면 허용도 약속됐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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