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 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6위) 인수 추진을 선언했다. 더욱이 적대적 인수ㆍ합병(M&A)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손보 업계에 태풍을 예고했다. 제일화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가 최대주주로 있다.
메리츠화재는 17일 공시를 통해 제일화재 최대주주(지분율 20.68%)에게 인수제안서를 보낼 예정이며, 24일까지 회신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종금, 한국종합기술, 한일레저 등 우호기업 4개사를 통해 이미 제일화재 지분 11.465%(306만9,707주)를 취득했다.
메리츠화재 측은 “제안서에 포함될 목표가격은 최근 주식가격에 일정 비율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 제안을 거절한다면 주식 공개매수 등의 방법으로 나머지 주주들의 주식을 매수해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 적대적 M&A 의사를 분명히 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시장점유율(8.1%)과 제일화재 점유율(3.5%)을 합치면 11.6% 정도.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의 ‘빅4’ 그룹에 근접하는 수치다. 제일화재는 지난해 기준으로 자본잠식 상태(-383억원)에 빠져 있지만, 업계의 대형화 추세 속에서 좋은 M&A 대상으로 꼽혀왔다. 현재 김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씨가 인수 제안을 거부할 경우 적대적 M&A가 순조로울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M&A 재료로 제일화재 주가가 급등할 경우, 인수가격이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화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한화가 지원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제일화재는 오히려 한화손해보험과 M&A될 가능성도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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