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수원'이 2008 프로축구 시즌 초반 가공할 기세로 무한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시즌 개막 후 무패 행진(7승 1무ㆍ컵대회 포함)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6연승을 구가하며 15골을 휘몰아친 반면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는 '무적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속도 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기세다. 폭발적인 기세로 시즌 초반 K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차붐 수원' 폭주의 원동력을 분석해 본다.
■ 믿음의 축구 꽃을 피우다
수원 연승행진의 가장 큰 동력은 음지에 머물던 이들의 대약진이다. 수원의 초반 상승세는 신영록(21), 서동현(23) 두 젊은 골잡이의 폭발력에 힘입은 바 크다. 이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낸 것은 차범근 감독의 '무한 신뢰'다.
청소년대표팀에서 맹활약했지만 소속팀에서는 선배 스타들과 용병 골잡이의 그늘에 가려있던 신영록은 지난 시즌 후 이적을 결심했다. 그러나 차 감독의 끈질긴 설득으로 잔류 쪽으로 마음을 돌렸고, 4골1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아 '스승'의 신뢰에 보답하고 있다.
오래간만에 붙박이 기회를 잡은 신영록이 시즌 초반 침묵을 지킬 때 차 감독은 수 차례 면담을 통해 자신감을 북돋워줬고 신영록의 득점포에 시동이 걸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6일 부산전에서 멋진 힐킥으로 쐐기골을 터트린 서동현의 깜짝 플레이도 차 감독의 '무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근영 수원 사무국장은 "차 감독의 믿음으로 기가 오른 선수들이 전에 없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코칭스태프조차 놀랄 정도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 선봉에 선 젊은 피, 베테랑의 후방지원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잡고 '젊은 피'들이 승리의 선봉에 선다. '차붐 수원'의 무적 행진 공식이다. 신영록, 서동현, 박현범, 조용태 등 '영건'들이 골과 어시스트를 잇달아 기록하며 연승 행진에 수훈을 세우고 있지만 그들의 약진을 가능하게 한 것은 베테랑들의 '중심 잡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일찌감치 시즌 준비에 돌입한 수원에는 동료의 실수도 너그러이 감싸 안고 서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중심에 선 것이 새롭게 주장 완장을 찬 송종국이다.
이운재, 김대의 등 송종국보다 연차가 높은 이들도 '캡틴'의 통솔력에 힘을 보태고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차붐 조직력 축구'의 완성에 앞장 섰다.
든든하고 묵묵히 자신들의 뒤를 받쳐주는 선배들의 지원 사격에 용기백배한 '젊은 피'들은 무서운 기세로 상대 진영을 향해 돌격하고 있다. 누구 못지않은 잠재력을 가지고도 음지에 머물러왔던 설움도 이들 '영건'의 투지에 불을 지폈다. '차붐 수원' 무패 질주의 요체가 여기에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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