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억’ 소리 나는 성과급 잔치를 베풀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 지점에선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아간 영업직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화증권 강남지역 지점에 근무하는 한 40대 영업직원은 2007회계연도(2007년4월~2008년3월)에만 무려 20억원의 성과급을 챙겼다. 한화증권측은 “이 직원은 주로 주식위탁매매를 하는 베테랑 영업직원으로 우량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었는데, 작년 주식호황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나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다른 증권사 영업직원들도 최고 4억~5억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각 증권사의 본사 관리직 직원들도 연봉의 50~100% 수준의 성과급을 받았다.
펀드열풍의 주역인 미래에셋증권은 본사 직원들에게 가장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했다. 연봉이 4,000만원대인 이 회사의 일부 대리급 직원들은 이번에 연간 보너스로 5,000만원 이상을 챙겼으며, 부장급 중에는 1억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받은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점 직원의 경우에도 3개월마다 받는 성과급을 다 합치면 본사 직원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받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7회계연도에 증권사들의 이익이 사상최대를 기록하면서 성과급이 전해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22개 상장 증권사 중 2007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한 19개 증권사의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1% 급증한 22조679억원,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2조4천993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들어 대부분의 펀드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대리인’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이 합당한가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고객들의 수익이 어떻든 상품을 많이 팔면 성과급을 주는 제도는 때로 무모한 투자결정을 내리는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다는 것.
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원은 이날 ‘주요국의 금융규제 개편논의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투자담당자와 같은 ‘대리인’의 성과급은 회사의 단기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성공보수는 큰 반면 실패에 대한 불이익은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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