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긴장의 주말’을 보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으로 청와대와 정부가 각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긴급 근무점검에 나섰기 때문이다. 골프약속을 부랴부랴 취소하는가 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주말 비상대기를 위해 자리를 지키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았다.
20일 각 부처 등에 따르면 18일 밤 교육과학기술부 A국장의 휴대전화에 “19일 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근무점검을 하겠다”는 내용의 청와대 발 문자메시지가 떴다. A국장은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 토요일 골프약속을 급히 취소했다”며 “다른 간부들도 대부분 골프약속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국토해양부 B과장은 “금요일 밤에 골프약속을 취소하느라 라운딩 동반자들로부터 핀잔을 들었다”며 “공직생활 20년 만에 골프약속을 취소한 것은 처음”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주말 관가 풍경도 ‘비상대기’분위기였다. 교과부 C과장은 “토요일 하루종일 직원 3, 4명과 비상대기를 해야 했다”며 “참여정부 때도 안 했는데 왜 하는지 하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노동부의 한 과장은 “토요일 오전에 나가 오후 5시께 들어왔는데 점검을 나온 청와대 사람들은 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도 대통령 순방기간 중 비상연락망이 수시로 가동돼 일부 직원들은 저녁 약속을 아예 취소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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