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박화강(사진) 이사장이 17일 청와대와 환경부의 직ㆍ간접 압박에 의해 사표를 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그동안 “공공기관장 사퇴는 해당 부처에서 알아서 하는 것으로, 청와대가 일일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박 이사장은 이날 환경부에 사표를 낸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만의 장관으로부터 ‘보건복지가족부와 환경부가 함께 속한 청와대 수석실(사회정책)이 차관에게 복지부 산하 기관장들은 일괄사표를 내는데 환경부는 왜 안 내느냐고 얘기한 것을 전달한 것이다. (기관장 사퇴) 실적을 높이려고 사퇴를 종용한 것이 아니다’라는 해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총선 하루 전인 8일 만난 이 장관이 ‘복지부 등이 일괄사표를 낸 사실을 모르느냐, 환경부만…’이라고 난감해 하며 사실상 사퇴를 종용했다”며 “2일에도 환경부 담당 실장으로부터 ‘총선전 사표 제출’을 통보받는 등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11일에는 ‘이사장이 사표를 제출하지 않아 공단이 괴롭힘을 당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더 이상 조직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사퇴를 결심했다”며 “임기제가 존중돼야 하는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력은 이명박 정부가 법과 원칙을 위반하고 법치와 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한겨레신문 창간위원 출신으로 사회부 국장대우를 지낸 뒤 2004년 퇴사, 2005년 국립공원관리공단 감사를 거쳐 2006년 7월 이사장을 맡았으며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환경부 산하 구여권 출신 기관장은 박 이사장 등 3명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조직관리실장 출신인 손주석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3월 중순 사의를 표명했고, 노 전 대통령 시민사회비서관 출신인 장준영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도 곧 사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