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 용량은 늘어나고 속도가 빨라지지만 크기는 더 작아지는 세계 반도체 제조 기술을 국내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50나노 D램을 양산에 성공하며 세계 반도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달부터 56나노 미세 회로 선폭 기술을 적용한 D램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하이닉스는 다음달부터 54나노 D램 양산을 개시한다. 50나노급 제조기술은 저장 용량과 속도는 늘리면서도 크기는 더 작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 유리하다.
▦ 작다= 현재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이 50나노급 및 60나노급 D램을 양산하고 있어 미세 공정 기술에서 세계 우위를 점하고 있다. 50나노급은 회로 선폭이 60나노급보다 가늘기 때문에 웨이퍼(반도체 칩으로 자르기 전의 원판)당 더 많은 반도체를 찍어낼 수 있어 생산성이 50% 이상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2006년 10월 56나노 D램을 세계 최초 개발했다. 50나노급은 60나노급보다 생산성 향상은 물론이고 전력 소모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하이닉스도 개발은 삼성전자보다 늦었지만 선폭은 54나노로 더 가늘다. 당초 계획은 올해 가을 양산이었으나 두 달 가량 앞당겼다.
반면 미국 마이크론, 일본 엘피다, 대만 업체 등 해외 반도체 업체들은 아직 70, 80나노급 양산에 머물러 있다. 그만큼 국내 업체들은 앞선 기술로 해외 업체와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게 됐다.
▦ 크다=요즘 반도체는 자료 저장 용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국내 업체들이 양산하는 50나노 D램은 자료 저장 용량과 직결되는 회로를 촘촘히 구성할 수 있어 기존 512메가비트(Mb) D램보다 용량이 2배 이상 늘어난 1기가비트(Gb) D램을 만드는데 용이하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부터 60나노급에서 1Gb D램의 비중을 전체 D램 생산의 절반 이상으로 늘리면서 512Mb 2개 가격보다 1Gb 가격이 더 싼 ‘비트 크로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양 사는 50나노급에서도 모두 1Gb D램을 양산할 계획이어서 국내 업체들 주도하에 세계 반도체 시장의 주력 제품이 1Gb D램으로 바뀔 전망이다.
▦ 빠르다=현재 D램 시장은 자료를 빠르고 주고 받을 수 있는 더블데이타레이트(DDR)2가 대세다. 그러나 가트너 등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DDR3가 주력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2005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DDR3는 DDR2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 50나노급 미세 공정은 DDR3 제조를 용이하게 해준다. DDR3는 전력 소모가 적으면서도 빠르게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어 고사양 컴퓨터(PC)에 적합하다.
현재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56나노 1Gb D램은 DDR2이지만 앞으로 DDR3로 전환될 예정이다. 하이닉스도 54나노 1Gb D램을 DDR2로 양산할 예정이지만 3분기부터 DDR3를 적용할 계획이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4월 매출 기준으로 현재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8%로 1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로 하이닉스(21%), 엘피다(13%), 키몬다(12%), 마이크론(10%) 순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49%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50나노 D램 양산이 본격화하는 다음달 이후 국내 업체들과 해외 업체들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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